"환자들이 늘어나 더 이상 이동제한 금지는 안됩니다. 2, 3번 옷을 갈아입혀서라도 병원치료를 받도록 해야겠읍니다."
15일 오전 봉화군 구제역 방역대책본부 상황실. 홍승한 기획감사실장과 박만우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들은 8일 구제역이 발생, 이동제한 조치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법전면 눌산리 주민(30개 농가 60여 명)들 가운데 응급을 요하는 환자가 늘자 병원진료를 받게 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
"마을에서 자체 전신 소독 후 마을 입구에서 옷을 갈아입고 전신소독, 벗은 옷은 소각, 방역복 갈아입고 또 소독, 옷 소각, 방역복 교체, 보건소 앰뷸런스 탑승, 병원 도착, 진료 후 마을 이동, 마을입구 전신소독, 옷교체 소각, 마을 진입 순으로 합시다."
이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인데다 갑자기 병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고 치료하지 않으면 위독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실장과 박소장은 결론을 내린 뒤 곧바로 환자 대수송작전에 돌입했다. 수송 환자는 4명(1명 예방접종), 목적지는 읍내 병원, 방역복 필수, 전신소독· 옷 교체 3번, 벗은 옷은 소각, 수송차량은 보건소 앰뷸런스였다.
이날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어린아이는 마을 입구까지 나와 보건소 직원들이 직접 예방접종을 시켰고 마을 주민 3명은 군이 마련한 앰뷸런스로 병원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귀가했다.
이날 병원을 다녀온 여모(61) 씨는 "번거롭고 힘들었지만 무사히 병원을 다녀와 통증이 싹 가신 것 같다"며 "군에서 편의를 제공해줘 고맙다"며 감사를 전했다.
"자칫해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될까 노심초사했다"는 홍실장은 "구제역 방역보다 환자수송이 더 긴장됐다. 주민접촉 없이 신속하게 진료를 마쳐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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