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듀! 브라운관' 기업들 업종 전환 나섰다

LED·LCD·PDP 등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에 밀려 브라운관 TV가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면서 관련 기업체들이 업종 정리·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30여 년간 TV브라운관(CRT)용 유리를 전문생산해 온 한국전기초자㈜는 코스피 시장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국전기초자는 1974년 설립돼 1995년 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회사로 일본의 아사히글라스가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아사히글라스는 이달 초 공개매수를 통해 60% 정도인 한국전기초자 지분을 95.87%까지 확보했다.

아사히글라스는 공식적으로는 구조조정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주식을 공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자진 상장폐지를 의결한 뒤 내년 3월 주총에서 이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에 본사인 1공장을 비롯해 2·3공장을 둔 한국전기초자는 직원 재배치 등 정리 절차를 추진 중이며, 상장폐지 후 회사 방향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와 관련 업체들은 "공시된 내용처럼 브라운관 TV가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면서 유리의 수요 또한 엄청나게 줄어 한국전기초자 공장이 현재 생산품목으로는 정상 가동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전기초자는 1980년 구미1공장 준공에 이어 1996년 구미2공장, 1997년 구미3공장을 각각 준공하며 임직원이 한때 2천 명이 넘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브라운관 TV와 연관된 다른 중소기업체들도 수년 전부터 업종 정리·전환을 서둘러 구미산단 내에는 현재 브라운관 TV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내 유일의 브라운관 TV 생산업체이던 구미산단 내 옛 'LG필립스디스플레이'도 지난해 8월 채권단에 의해 홍콩의 한 회사에 매각, 회사명이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로 변경된 후 현재 브라운관 TV는 최소한의 수출 물량만 생산하고, 솔라산업으로 생산 품목을 전환 중에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브라운관 TV의 국내 수요는 거의 없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시장으로 수출되는데, 수출 물량도 매년 감소하는 실정"이라며 "브라운관 TV 생산과 관련된 협력업체의 물량도 중국 등으로 많이 넘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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