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3동 제일경로당 맞은편 작은 꽃집. 30여㎡ 남짓한 꽃집 풍경은 따뜻한 봄을 연상케 했다. 파란 잎사귀를 뽐내는 각종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이 꽃집은 지난 5월 제일경로당 황동섭(75) 회장과 회원들이 힘을 모아 문을 연 곳이다.
황 회장은 "주민들이 꽃집에 드나들면서 노인들과 쉽게 어울리게 돼 이웃 간 벽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수익은 얼마 안 되지만 꾸준히 운영해 따뜻한 만남이 넘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일경로당은 늘 활기가 넘친다. 이달 초에는 수석, 분재, 민예품 등 회원들이 취미삼아 모으고 만들어온 온 200여 점을 모아 경로당 2층에서 전시회를 가졌고 서예, 예절, 한문 교실까지 열어 주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웃돕기에도 열심이다. 다문화가정과 불우이웃에게 쌀과 라면을 전달하는가 하면 교통질서 지도와 주변 공원 청소에도 경로당 회원 60여 명이 앞장서고 있다.
제일경로당을 비롯해 지역 5곳 경로당이 다채로운 활동으로 2010년 대구시 모범경로당 종합평가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경로당 활성화와 우수 사례 확대를 위해 대구시가 펼치고 있는 이 사업에서 제일경로당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동구 진로이스트타운 아파트 경로당은 우수상,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경로당과 달서구 삼성래미안아파트 경로당, 중구 건들바위 경로당은 장려상을 차지했다. 대구시는 5곳의 경로당 모두 회원 복지증진, 지역사회 봉사활동, 공동작업장 운영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진로이스트타운 아파트 경로당(대구 동구 효목동) 회장을 4년째 역임하고 있는 안효정(73) 씨는 "노인복지 부문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군부대나 보건소 등의 지원을 받아 운동기구를 확보하고 건강 상담 주선, 양'한방 방문 치료 및 검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어르신들 역시 봉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06년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두 시간씩 회원 60여 명이 모여 주변 거리 청소 봉사에 나서고 있고, 틈틈이 이웃돕기 성금도 마련해 방송국 등에 전달해 왔다.
대구시 저출산고령사회과 관계자는 "경로당은 노인들의 소통 창구로 단순히 시간만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 경로당의 모범 운영 사례를 다른 경로당에 널리 알려 지역 경로당 활성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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