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체육] 테니스 동호회 목야회

"찬밥 신세된 테니스, 우리가 국민 스포츠로 다시 띄운다"

테니스 동호회인 목야회는 대구
테니스 동호회인 목야회는 대구'경북 민관의 화합과 친선 도모를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회원들이 이달 16일 가창 실내테니스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40대 이상 직장인들에게 테니스는 친근한 생활스포츠로 여겨지고 있다. 운동 효과가 뛰어난데다 나름 고급스포츠 대접을 받았기에, 20년 전만 해도 직장마다 테니스 동호회가 활성화돼 있었다. 직장 안팎에서 상품을 내건 대회도 자주 열려 테니스는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최고의 생활스포츠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요즘 테니스가 찬밥신세다. 테니스를 즐기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직장 내 테니스 모임은 많이 사라졌다. 대구'경북의 권위 있는 직장 대항 테니스 대회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참가 규모 면에서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생활스포츠 종목이 늘어난 데다 젊은 층들이 바깥이나 맨 땅에서 운동하기를 꺼려 다른 실내 종목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테니스 '올드팬'의 마음은 편치 않다. 테니스만한 운동이 없는데 젊은 사람들이 도무지 테니스를 하지 않으려고 해 안타깝다는 것이다. 테니스 동호회 목야회(회장 황교안'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회원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목야회는 테니스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테니스 부흥 운동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린 목요일 밤에 테니스 친다

매주 목요일 밤에 테니스를 즐기는 목야회는 지난해 9월 탄생했다. 지난해 8월 대구고검에 부임한 황교안 검사장이 주도해 출범시킨 모임이다. 황 고검장은 부임 후 대구'경북 민관의 화합과 친선 도모를 위한 방법으로 테니스 모임을 선택했다. 사회지도층이 골프를 지양하고 솔선수범하는 건전한 문화를 만드는 데는 테니스 모임이 최고라는 평소 생각에 따라 새 부임지에서 목야회 결성에 나선 것. 황 고검장의 뜻에 따라 대구고'지검의 테니스 모임을 이끌던 조순철 사무관이 총무를 맡아 평소 테니스를 즐겨 하던 지역의 각계 인사 20여 명으로 모임을 꾸렸다.

조 총무는 테니스 모임에서 알게 된 김종호(대구시테니스협회 전 부회장) 한의원 원장을 경기이사로 영입하는 등 여러 분야별로 회원을 모집했다. 상공인에는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원옥 화성산업㈜ 전무, 김원창 삼창스포츠 대표 등이, 공기업에서는 김병현 농협중앙회 경북지역 부본부장, 장정식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 본부장, 조성제 한국은행 대구지역 본부장 등이 참가했다.

법조인에는 황 고검장을 비롯해 임정혁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찬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장, 김홍창 대구지검 특수부장, 조영태 변호사 등이, 지자체에서는 김종한 대구시 정책기획관과 이재욱 대구시 건설관리본부장, 강경덕 대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황 고검장은 이인중 회장 등 지역 인사들을 부임 인사차 만날 때 테니스를 자연스럽게 화제로 올려 회원 섭외를 했다.

목야회 회원 대부분은 수준급의 테니스 실력을 자랑한다. 황 고검장은 20년 구력으로 상당한 실력을 자랑하지만 지금도 레슨을 받는 등 테니스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임정혁 차장검사와 김홍창 특수부장은 요즘 테니스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조순철 총무는 "청와대에서 골프 치지 말라는 얘기는 해도 테니스 치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며 "골프를 치던 법조인들이 테니스를 배운 후 골프를 접고 테니스 마니아가 되는 경우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다"고 했다.

◆테니스 부흥 운동 펼치자

목야회는 조용하면서도 실속있는 테니스 부흥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황 고검장은 우선 대구고'지검 테니스 모임의 활성화에 나섰다. 다른 기관'단체와의 테니스 교류전을 확대, 붐 조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대구고'지검 테니스 모임은 회원 40여 명이 매주 1, 2차례 운동할 정도로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또 황 고검장은 목야회 회원들이 소속된 기관'단체들이 참가하는 '대구고검장 초청 친선테니스대회'를 조만간 열기로 했다. 이 대회는 지난달 열기로 하고 준비를 마쳤으나 구제역 파동으로 연기된 상태다. 우리나라 검찰의 테니스 모임인 '프로테'(Prosecutor Tennis) 회장도 맡고 있는 황 고검장은 자신이 대구를 떠나더라도 목야회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회원들과 협의하고 있다. 황 고검장은 또 대구'경북의 각 기관'단체에서 테니스 대회를 많이 열도록 대구시와 경상북도에도 협조를 요청할 작정이다.

목야회는 동절기인 요즘 수성구 가창 실내테니스장에서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앞서 하절기 때에는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테니스장을 활용했다. 회원들은 친분을 쌓기 위해 평소 파트너를 바꿔가며 복식 경기 위주로 운동을 하고, 매월 첫 번째 목요일에는 월례시합을 갖고 있다. 월례시합 후에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유사(有司)가 돼 뒤풀이 행사도 갖고 있다.

김종호 경기이사는 "테니스 마니아들이 많은 모임이라 코트에서 항상 열기가 넘친다"며 "테니스 활성화를 위해 목야회 회원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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