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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신교회, 베트남 여성근로자 도티항완씨 돕기 '모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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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신교회 베트남 예배부가 뇌종양에 걸린 베트남 여성 근로자 완 씨를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혜 간사, 훙 씨, 오경화 간사, 완 씨, 남태석 강도사.
대구동신교회 베트남 예배부가 뇌종양에 걸린 베트남 여성 근로자 완 씨를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혜 간사, 훙 씨, 오경화 간사, 완 씨, 남태석 강도사.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왔다가 뇌종양에 걸린 베트남 여성 근로자의 안타까운 눈물을 닦아 줍시다."

베트남 하노이 근처 하이즈엉에 살다 작년 8월 한국 땅을 밟은 도 티 항 완(24) 씨. 경남 김해지역 한 공장에서 근무했던 그녀는 자주 심한 두통이 오고 눈이 잘 보이지 않자 작년 9월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병원 진단 결과 뇌종양이었다. 완 씨는 수술비가 비보험일 경우 1천700만원, 의료보험 혜택을 받더라도 500만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직장에 다닌 지 얼마되지 않고 모아 둔 돈도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수술은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달 동안 완 씨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베트남 고향에서 완 씨와 함께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현재 경산 진량공단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 훙 씨가 완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국에 온 지 3년 된 훙 씨는 이번 설날에 그리운 가족을 만나러 베트남행 비행기표를 끊었다가 친구 완 씨를 돕기 위해 고향가는 길을 포기했다.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고향 갈 비용 300만원을 수술비용으로 내놓았던 것이다.

훙 씨는 "3년 만에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술비가 없어서 애태우는 친구의 생명을 구하는 게 더 급했다"며 성금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부모님과 동생 1명을 베트남에 둔 완 씨는 생활력이 강하고 성실해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훙 씨는 전했다.

훙 씨의 친구 사랑은 훙 씨가 다니고 있는 대구동신교회 베트남 예배부(부장 전병식)에서도 완 씨를 돕자는 모금운동으로 이어졌다. 권성수 담임목사는 예배시간을 통해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한국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완 씨를 가족같은 심정으로 돕자"고 성도들에게 호소했다. 이에 50대 교인 독지가가 수백만원의 수술비를 대겠다고 나섰고, 베트남 예배부도 모금활동을 펼쳐 온정의 성금이 줄을 잇고 있다.

완 씨는 이번 주 경북대병원에서 수술 일정을 잡는다. 완 씨의 뇌종양은 척추 바로 위 시신경·호르몬·운동신경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위치에 있고 악성 여부는 수술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의사들은 보고 있다. 수술 후유증으로 실명, 언어장애,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

완 씨의 부모님들도 수술 위임장을 동신교회에 써주고 형편이 못돼 한국에 오지 못하지만 딸 자식의 수술을 도와준 많은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해왔다고 이 교회 남태석 강도사가 전했다.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완 씨는 "설 명절 고향길을 마다하고 비행기표를 취소해 저를 도와준 친구가 너무 고맙다"며 "교회 성도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쾌유를 기도해주고 있다는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눈물을 훔쳤다.

현재 완 씨는 베트남 동료들의 도움으로 진량공단 부근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 완 씨의 수술비용과 수술 후 생활비용 모금을 펼치고 있는 동신교회 베트남 예배부는 베트남 근로자, 유학생, 다문화가정 등 80여 명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어 교실, 임금·복지·인권 상담과 함께 의료서비스, 미용서비스를 무료로 펼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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