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전망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주식시장이 제일 꺼려하는 것은 하락이 아니다. 어정쩡한 회색지대다. 2월 주식 시장은 그래서 꺼림칙하다.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해가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여서다.

우선 악재 요인을 보면 이머징마켓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다. 이미 중국을 비롯한 상당수의 국가들이 금리인상 등 선제적 성격의 유동성 조절 정책을 쓰고 있다.

악재 요인은 산재해있다. 남유럽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재기되고 있는 재정건전성 논란은 이웃 일본으로까지 건너가 있는 모습이다.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확산은 당장 유가에 영향을 미칠 기세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구제역 피해, 외국인들의 잦은 매도 등은 투자가들의 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악재 요인들을 곰곰이 따져 보면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들은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곧 경기가 상당 부분 회복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재정건전성 우려도 현재로서는 국제적인 공조로 적절히 통제가 되고 있고, 여타 악재들도 시장의 상승 추세 자체를 훼손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호재 요인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경기 회복은 수출의존형인 한국 경제의 수출시장 안정 및 확대라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 동향은 이같은 전망을 뚜렷하게 만든다.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16.7%로 10년만에 최대폭의 증가를 기록했고,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하락폭도 둔화되는 등 주식 시장의 가장 큰 지원군인 '경기전선엔 이상무'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주식시장은 그 동안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인 기간 조정에 들어 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기존 주도주 중에서도 핵심 종목에 집중하면서 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매매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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