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타계한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윤기의 유고 산문집 '위대한 침묵'과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가 동시에 출간됐다.
유고 산문집에는 37편의 산문과 말미에 번역가인 딸 이다희 씨가 아버지 이윤기를 추모하며 쓴 글 '아버지의 이름'을 실었다. 이번 산문집은 자신의 인문학적 관심을 '인간현상학'이라고 명명했던 이윤기의 풍부한 인문교양과 인간, 우리 삶에 대한 사색과 성찰, 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정규 교육과 거리가 멀었던 그는 중학교 졸업 뒤부터 독학으로 배우고 익혔다.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이 아니라 가작으로 입선했으며, 대학도 졸업이 아니라 중퇴했고, 미국 대학의 급료를 받는 연구원이 아니라 아무런 보수도 없는 연구원이었으며, 박사로 불렸지만 명예박사였고, 교수로 불렸지만 객원교수였다.
이윤기는 산문집에서 "나는 한 번도 꽃으로 피어보지 못한 채 잎으로만 살았다. 그래도 잘 살고 있으니 젊은이들이여 힘들 내시라"고 말한다.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는 4편의 소설과 함께 작가론, 작품 해설 및 연보를 수록한 책이다. 여기에 실린 아주 짧은 4편의 소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무슨 훈계 조의 이야기는 아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것, 별 것도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면서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가' 묻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일반적인 소설문법에서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들이 오히려 '삶의 문법'에 가까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삶이란 극적이지도 않고, 격정적이지도 않지만 아득하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위대한 침묵 177쪽, 유리 그림자 156쪽, 각 권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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