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9일 발생한 구제역이 벌써 80일을 넘어 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춘래불사춘 즉 '봄이 와도 봄같이 않다'는 말이 요즘처럼 새롭게 느껴진 때가 없다. 안동은 1월 7일 이후 구제역이 신규로 발생하거나 의심신고가 전혀 없다. 또한 양성 발생 전 농가에 혈청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고 현재 임상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는 상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보이지도 않는 구제역 바이러스와 전쟁은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청정지역의 명성과 안동한우와 참마돼지의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무너져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이동제한 해제를 해야 할 시점이 왔다. 공무원들은 방역과 초소근무, 살처분 매몰작업에 초인적으로 애써왔다. 그 과정에서 동료직원을 잃는 슬픔과 함께 많은 직원들이 중경상을 입었고 정신적으로는 살처분 장면이 떠오르는 구제역 트라우마 증후가 발생해 안타까운 심정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생업을 포기해가면서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에 참여해주신 많은 시민단체와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보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안동에서부터 유례없는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가는 물론 관계공무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이제는 구제역 가축 매몰처리로 인한 토양과 하천 지하수 오염 등과 같은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사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체 매몰지에 대해 담당공무원을 지정 관리하는 매몰지 실명제를 추진하여 점검과 함께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고 있으며 사후 정비가 필요한 곳은 우수기 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축산업의 선진화와 피해 축산농가의 빠른 회복을 위해 축산진흥과를 신설했고 또한 축산재건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중장기계획연구용역과 함께 피해농가 송아지 입식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여 빠른 시일 내 친환경 축산정책을 도입해 안동의 축산명성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소규모 피해농가에는 입식자금 생계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중대규모 농가에 대하여는 친환경 자력갱생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축산 농가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안동축산 명성회복을 위해 자연부락과 가옥으로부터 일정거리에 가축사육 제한지역을 고시해 집단 밀집 가축사육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적정사육규모를 준수하는 친환경축산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축산농가에서도 농가 스스로 의식전환을 통해 농업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지원을 바라는 것 보다는 스스로 기술영농과 품질개선, 판로개척 등의 노력이 선행되고 미흡한 부분에 행정이 지원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그동안 지역기관단체와 함께 소비촉진을 위한 소고기 시식회도 가졌고 지역경제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행복안동자문위원회도 열어 다양한 의견도 수렴했다.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비롯해 상품권도 설 전후 판매했고 긴급 경영개선자금도 지원한다. 또한 구제역으로 인해 피해를 본 축산농가 종사자에게 공공일자리도 늘리는 등 올해 안동시정은 무너진 축산업을 진흥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목표를 두고 'Again 안동' 경제회생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예산조기집행, 공사조기발주, 서민생활안정지원, 소상공인지원, 육류 특산품 판로확대와 함께 안동을 관광하는 여행업체 인센티브 확대와 각종 회의개최, 세미나 유치, 전국단위 체육행사 확대 등 유동인구의 증가를 통한 지역분위기 쇄신과 소비촉진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렇게 침체된 지역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한 'Again 안동' 경제 살리기 캠페인과 경제회생을 위해 많은 기관단체와 시민들이 힘을 모아주고 있으며 특히 앞장서 지역 분위기를 대변해 준 매일신문사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다.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을 비롯해 외지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든 주요관광지를 2월 말까지 무료 개방한 후 지금은 조금씩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고 시민들도 다시 육류음식점에서 모임을 가지는 등 육류소비 촉진운동에도 참여해 주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좀 더 친환경적 축산이 이루어지고 행정과 축산농가가 함께 힘을 모아 빠른 시일 내 안동축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다. 경제회생을 위한 50만 안동인의 작은 정성이 하나씩 쌓여 간다면 반드시 머지않은 장래에 많은 분들의 발길로 이어져 경제회복은 물론 행복안동 건설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본다.
권영세(안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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