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수시 논술폐지… 고교생 입시준비 어쩌라고

다음달 중순 최종안 발표

경북대가 올해 하반기 치러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 전형을 폐지키로 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최근 '논술이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본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에 따라 서울대가 수시 논술을 폐지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오락가락하는 입시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북대 유기영 입학관리본부장(컴퓨터학부)은 "논술을 자제해 달라는 교과부의 요청에 따라 올해 수시 모집부터 논술 시험을 치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논술을 대체할 수 있는 전형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북대의 논술 대체 전형은 가톨릭대, 광운대 등 일부 대학들이 도입 중인 '전공 적성 검사'와 유사한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 적성 검사는 지원자가 해당 전공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지필시험으로 주로 국어, 수학, 영어 위주의 객관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난이도는 대체로 수능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유 본부장은 "기존 논술처럼 '몇 자를 써라'는 식은 아니지만, 논리적 사고력과 서술방식을 평가할 수 있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시킬 계획"이라며 "그러나 본고사 유형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북대 측은 28일 오후 각 단과대 부학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2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대한 회의를 열고 논술 전형 폐지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다. 최종안은 다음달 중순쯤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에서는 경북대의 갑작스런 수시 논술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고, 대학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잖다.

논술 교육을 담당하는 지역 한 고교 교사는 "경북대 논술은 고교 교과 과정에 가장 충실하게 출제돼 공교육 논술의 이상적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사교육 조장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결정은 이미 경북대 수시를 목표로 논술을 준비한 수천 명의 지역 고교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북대 한 교수는 "그동안 경북대가 수시 논술을 통해 내신은 다소 불리하지만 우수한 학업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왔는데, 논술이 폐지되면 이런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거나 입학 자원의 질 저하를 가져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1학년도 경북대 수시 논술에는 548명 선발에 6천926명이 응시, 11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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