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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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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은 지음/너머북스 펴냄

조선시대, 가족의 중심에 서있던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삶을 꾸려 나갔을까. 이 책은 조선시대를 살았던 25인의 여성들에 대한 해석이다.

어우동은 우리 시대 남성들이 꿈꾸는 자유부인의 표상이다. 하지만 그녀는 수많은 논란 끝에 목매달아 죽이는 형벌인 교형에 처해졌다. 이 책은 어우동의 스캔들 자체보다는 어우동 사건 이후 위정자들이 어우동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통해 조선이 어떤 지향성을 추구한 국가였는지 말하고 있다. 숙종 당시 살았던 신태영은 무려 9년 동안 이혼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남편은 첩에 빠져 본처인 신태영을 집에서 쫓아냈는데, 무려 15년 후에 이혼소송을 냈다. 남편의 괴롭힘에 밤에 여종들과 함께 집을 나간 것을 '정조를 잃었다'며 소송을 낸 것. 이 사건은 무려 9년간 시간을 끌며 진행됐다. 본인은 유배되고 남편도 이혼에 실패하게 되지만 이 사건은 이혼은 엄격하게 금하면서 첩에 대해 관대한 조선의 속살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왜 조선은 정절을 요구하면서도 첩에 대해 관대했는지, 학문하는 여성들의 계보는 어떻게 이어졌는지, 왕실 여성들의 야망과 희망이 어떻게 굴절되는지, 길쌈보다 공부를 좋아한 이숙희가 왜 열녀의 길을 걷고자 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280쪽, 1만5천5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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