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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가 힘센 자의 대리인이 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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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를 줄이기 위한 '세무검증제'가 당초 안보다 대폭 약화될 전망이다. 고소득 자영업자가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 대리인으로부터 장부 기장의 정확성을 검증받도록 한 이 제도는 지난해 8월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의협, 변협 등 '힘 있는' 이익단체의 반발에 막혀 처리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당초 내용이 대폭 후퇴한 수정안이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를 통과했다.

그 결과 세무검증제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적용 대상이 의사, 변호사, 예식업자, 대규모 학원 등 '현금 수입업자'에서 모든 업종으로 확대됐다. 고소득 전문직 세금 탈루를 막겠다는 당초 취지가 실종된 것이다. 또 소득 기준도 연간 5억 원 이상에서 업종별로 7억 5천만 원 이상에서 3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세무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고소득 자영업자 수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세무 검증 불이행에 대한 가산세도 연소득 10%에서 5%로 줄었다.

그러나 이런 수정안도 앞으로 남은 의사 일정에서 순조로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제도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변호사 출신이 대부분인 법사위의 통과 여부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본회의 처리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정사회'가 헛구호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개인사업자 소득 파악률은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60~70%에 그치고 현금 수입업종의 소득 탈루율은 40%를 넘는다. 이를 그냥 두고서 '공정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 세무검증제는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것을 하라고 국민이 뽑아준 선량(選良)이 모인 곳이 국회다. 그러나 지금 국회의 모습은 힘 있는 자들의 대리인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국회를 둔 우리 국민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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