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인생은 분명한 목표와 그곳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나둘 갖춰나갈 때 이뤄질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다. IT기업 ㈜유엔넷시스템즈 김주섭(46) 대표이사. 그는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사람이었다. 그는 이제 더 높은 목표를 위해 한 걸음씩 올라가고 있었다.
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직원 서너 명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그들이 손님을 대하는 모습에서 회사에 대한 애정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김 대표도 인터뷰 중 이런 말을 했다.
"이제는 사람입니다.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사람이 회사를 만들고 사람들이 모여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사람, 인재에 투자합니다."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종합상사에 입사한 김 대표는 LG그룹의 수출입 업무를 맡았다. 전자공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정보시스템 사업부에서 일했는데 여기서 비즈니스의 기초를 배웠다고 했다. 1995년쯤에는 PC 보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1997년 그는 미국의 유명 인터넷 장비회사인 '시스코'(CISCO)에 스카우트 됐다. 이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라 선망하던 기업이었다. 급여가 5배나 올랐다. 그만큼 시스코가 김 대표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장비의 미래를 열어가는 원조격인 회사가 스카우트 제의를 하자 비즈니스에 대한 '세계의 시각'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영어와 일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면접 때 제대로 써먹었습니다."
2001년 7월 김 대표는 자신의 꿈인 '나만의 사업'을 위해 ㈜유엔넷시스템즈를 차렸다. '보고-결제' 시스템이 아닌 '기획-실행' 시스템을 시스코에서 배운 그는 자신만의 자유분방한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시스코에서 받은 스톡옵션을 정리하고 모은 5억여원을 창업자본으로 투입했다. LG에서 함께 일한 후배 5명을 불러모았다. 네트워크 진단, 컨설팅, 설계, 구축, 유지보수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통신보안업체는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첫해 매출은 15억원.
"사업은 사람이 모여서 사람을 엮어가며 한다는 것을 첫 해에 알게 됐습니다. 업체 1곳을 뚫었고 전력을 다해 서비스하자 그 업체가 다른 곳을 소개해줬고, 그곳이 또 다른 곳을 추천하면서 사업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서비스했고, 나머지는 제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줬습니다."
아주대의료원, 중앙대의료원 등 10년 전 고객이 지금도 고객이다. 유엔넷시스템즈의 관리업체는 이제 100곳이 넘는다. 5명의 직원은 30명으로 불었다. 첫해 1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억원이 목표다.
"영역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IT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됐으니 IT와 에너지를 융합할 수 없을까, IT를 자동차와 선박에 응용할 수 없을까' 직원들과 공부하고 있지요. IT가 들어가는 곳은 발전을 합니다. 오늘은 에너지 절약 솔루션의 사업화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김 대표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사업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했다.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회사 밖에서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회사의 동료와 고객 모두 사업파트너가 된다는 얘기였다. 그는 직원들의 재교육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인재DB를 구축하는 한편 내부 교육을 게을리 않는다. 직원들의 IT 관련 자격증 취득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회사가 키운 직원들이 사표를 내고 나갈 때는 정말 가슴이 아프죠. 하지만 우리는 나간 직원도 들어온 직원도 함께 불러서 회식을 합니다. 그렇게 자기들끼리 인맥을 쌓고 교류하면서 사업을 고민하고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자꾸 늘어 회식비가 불어난다는 것이 걱정이지만'''."
그는 코스닥에 상장,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모두의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1965년 김천 출생으로 김천중앙초교, 한일중, 김천고,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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