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에겐 '동키', 우리에겐 '덕칠이'가 있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대구에서도 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철새와 저수지 풍경만 보고 오면 약방에 감초가 빠진 꼴. 주남저수지 탐조대 앞에 가면 4살 된 명물 수탕나귀 덕칠이를 만날 수 있다.
덕칠이를 훈련시킨 임춘길(56) 씨는 "기분 좋은 날이면 사람도 잘 태우고 마차도 잘 끌지만 심술이 나면 고삐를 당기고 회초리를 들어도 성난 어린애처럼 사람 눈을 빤히 쳐다보며 꼼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때면 큰 당나귀 귀에다가 "덕칠아, 한 번만 갔다 오면 그만 할게" 하면 꼭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천천히 걸어 코스를 한 바퀴 돌아온다고. 덕칠이는 어른과 어린이를 알아보는 듯 가끔 꾀를 부리기도 한다. 어른은 코스 한 바퀴를 돌아오지만 어린이를 태우면 슬슬 눈치를 보면서 코스를 가로질러 반 바퀴만 돌아 온다고 한다. 임 씨가 "덕칠아 다시" 하면 마지못한 눈빛으로 한 바퀴를 더 돌고 온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함께 온 김채은 어린이는 "허리가 흔들흔들하는 것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당나귀에게 풀도 먹여 봤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해야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덕칠이는 지난해 10월 구미 문화거리축제기간 동안에도 구미시민을 태우고 다녔으며 대구까지 진출, 마차를 끌고 시내 일대를 누비기도 했다.
우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당나귀는 영특하고 고집이 세며 말의 7배 지능을 가졌다고 한다. 당나귀는 전국에 약 900여 마리가 있으며 생명력, 적응력이 강해 소 사료 등도 잘 먹는다. 추위에도 강해 구제역 등 질병도 없어 평균수명이 35세다. 일단 훈련되고 나면 말도 잘 듣고 귀소본능이 있어 친근한 친구처럼 함께 지낼 수 있다. 최근에는 애완용으로 어린 당나귀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글'사진 김도형 시민기자 sk8049797@empas.com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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