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부산 524km 통신사 옛길 걸으며 인생 재충전"

'한'일 우정 걷기' 참가 김찬진 前 경산시 국장

"올해 37년의 공직생활 마감을 앞두고 평소 정처 없이 먼길을 걸으면서 나라와 지방, 한국과 일본, 살아온 생과 살아갈 길을 구상하며 걷고 싶었던 욕망을 해결할 역사적이고 뜻 깊은 기회를 갖게 돼 한없이 기쁩니다."

1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524㎞를 걷는 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 걷기 행사에 참가하는 김찬진(61) 전 경산시 주민생활지원국장(연수중)은 이 행사 참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 걷기 행사는 (사)한국체육진흥회(한국걷기연맹)와 (사)일본워킹협회가 공동으로 조선통신사 파견 400주년인 2007년 첫 행사를 가진 데 이어 2009년 2회, 올해 세 번째 행사를 갖는다. 한'일 민간차원에서 통신사 옛길을 답사해 통신사를 파견한 숭고한 정신과 문화적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양국의 선린우호 증진과 세계평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한국 구간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524㎞(21일간), 일본 구간은 대마도에서 동경까지 633㎞(29일간) 등 모두 1천157㎞를 걷는다. 올해는 일본 지진으로 국내 참가자 10여 명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구간만 걷고, 일본인 참가자 30여 명은 전 구간을 걷게 된다. 이들 참가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이다. 교수, 공직자, 주부 등 다양하다.

김 전 국장은 "이 기회에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충전하고 싶다. 특히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일본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좋은 점은 배우고 앞으로 한'일 관계를 보는 시각과 우호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걷기 예찬론자이다. 인간은 흙을 밟고 살아야 하는데 땅과 멀리 떨어질수록 불안하고 우울해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걷기를 하면 체력이 강해지는 것은 물론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의 평화가 오며 겸손해진다고 믿는다. 또 우울증과 당뇨병 등을 예방할 수 있고, 걷기를 통해 건전한 인격과 용기가 생긴다고 확신한다. 그는 공직생활 내내 하루에도 2, 3시간씩 걷기를 계속해 왔다. 하루에 수십㎞를 걷는 날도 많았다.

그는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걷기 열풍이 있기 10여 년 전부터 경산시 경계 한 바퀴 돌기와 종주산행, 대구대 인근 문천지에서 언거랑을 거쳐 환상리-임당동으로 연결하는 언거랑 웰빙코스 걷기로 정비 등의 아이디어를 냈다. 경산을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김 전 국장은 "조선통신사라는 말은 일본의 시각에서 본 것이다. 이제는 통신사라고 해야 한다"면서 "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걷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21세기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만들어가는 동반자임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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