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에 문화 예술인이 임명됐다. 체제 정비를 이유로 한시적으로 공무원을 임명한 지 1년 6개월여 만에 다시 외부 전문가가 영입된 것이다. 다소 간과됐지만 문화예술회관장은 아주 중요한 자리다. 6개 시립예술단의 실질적인 수장이자 회관 내 2곳의 공연장과 전시관의 총책임자이다. 또 야외음악당, 방짜유기박물관, 향토역사관, 근대역사관을 산하 기관으로 두고 있다. 관계 인원이나 규모로 보면 대구문화예술계의 대표직인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문가 출신 문화예술회관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개개인 역량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전문가가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문화예술회관의 조직은 관장만 외부 전문가일 뿐 나머지 인원은 모두 공무원이다. 이런 구조에서 외부 전문가가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처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1996년부터 제기된 것이지만 15년이 넘도록 제자리다. 그저 상징적인 자리일 것 같으면 차라리 공무원을 임명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관장의 위상도 문제다. 명색은 기관장이지만 실제 직급은 대구시청의 1개 부서 과장인 서기관(4급) 급이다. 더구나 모든 예산을 대구시에 의존하다 보니 시 문화예술과장보다 힘이 없는 자리가 돼 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문화예술회관을 재단으로 전환하는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또 위상도 조정해야 한다. 250만 명의 대구시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계 수장으로서의 현재 위상은 맞지 않다. 전문가를 영입했다면 그 전문가가 마음껏 역량을 펼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아무런 힘도 주지 않고 전문가이니 잘해 보라는 식의 영입이라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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