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영준 전 차관 "민주, 남의 호적까지 날조"

부산저축은행 친척 연루 공세에 반박

부산저축은행의 퇴출 저지 로비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사실 확인조차 없이 '묻지마 폭로'에 나섰다가 몇 시간 뒤 스스로 뒤집는 촌극을 빚었다. '한 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 내리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30일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치권 실세들의 이름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이어져 나오고 있다"며 "언론에 언급된 박모 변호사는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친삼촌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이 소식에 기가 막혀했다. 그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친가든 외가든, 10촌 이내에 고시 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박 변호사와 공통점이라면 박혁거세의 후손이라는 것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일한 친삼촌(78)은 40여년 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퇴직한 지 13년이 지났으며 현재는 와병 중"이라며 "남의 호적까지 날조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한나라당도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묻지마식 의혹제기 병'이 또 도졌다"며 "무리수를 둬 국민 시선을 돌리려고 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다는 반증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폭로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민주당은 이날 오후 늦게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모 주간지가 '박영준 친삼촌, 박종록 변호사 A은행 사외이사 발탁'이라고 보도한 것을 인용 형식으로 발표했다"며 "대변인실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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