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시원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2대1로 이겼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간결한 패스 중심의 점유율 높은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시종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상대 문전 앞에서 빠르고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점 기회를 만드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 기술적으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첫 골은 박주영의 탁월한 위치 선정과 점프력의 작품이었다. 한국은 전반 9분 김영권이 상대의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킥 지점 부근에 있던 박주영이 장신의 수비수를 제치고 헤딩슛으로 세르비아의 왼쪽 골 망을 갈랐다. 후반엔 선제골 도움을 기록했던 김영권이 직접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후반 8분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차두리에게 공을 기가 막히게 찔러 넣어줬고, 차두리가 공을 몰고 나가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김영권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A매치 4경기 만에 데뷔 골을 기록한 김영권은 왼쪽 풀백으로 출전, 안정된 수비를 선보이며 공수에 걸쳐 '이영표의 후계자'다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구FC 출신인 이근호는 이날 왼쪽 날개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으로 세르비아 수비를 괴롭히며 몇 번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전반 38분 반칙에 따른 재치 있는 프리킥을 받아 상대 수비진을 따돌리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이근호의 발을 떠난 공이 그만 골키퍼의 오른발 끝에 살짝 걸리면서 추가 골 사냥에 실패했다. 상주 상무의 김정우도 오른쪽에서 올린 이청용의 과감한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옆 그물에 걸리면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주축 선수 상당수가 빠진 1.5군의 세르비아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골대를 맞힌 공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이 경기의 승자가 바뀌었을 정도다. 전반 19분 수비수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의 헤딩 슈팅이 정성룡 골키퍼를 막고 나오자 한코 데스포토비치가 뛰어들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살짝 바깥 부분에 떨어졌다. 전반 33분 페트로비치가 중앙선 부근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높고 길게 찬 공도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때 정성룡이 공을 보고 뒷걸음질 치며 골대로 돌아가다 그만 중심을 잃고 골대 안쪽으로 넘어지듯 들어가는 바람에 만약 공이 골대 안으로만 향했다면 빤히 보면서도 꼼짝없이 실점할 수밖에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후반 41분 순간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페트로비치에게 중거리 슛을 허용, 한 골을 내주면서 2대1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대표팀은 세르비아전 승리의 자신감을 갖고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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