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수능 출제방향을 제시하는 6월 모의 수능평가는 영역별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
무엇보다 실제 EBS 지문 연계율이 70%에 달했기 때문이다. 과학지문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의 지문이 EBS 지문을 그대로 인용해 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기존에는 학생들의 체감과는 관계없이 평가원식의 문제 연계율을 포함해서 70%를 주장해 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문 연계율이 70%나 됐다. 그러나 출제 범위가 좁고 과목마다 실제 수능에서 예상되는 난이도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번 점수를 실제 수능까지 유지하거나 점수 향상을 이루려면 수험생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대구 송원학원이 학원생 등 응시자 2천500여 명의 답안지에서 정답률이 가장 낮은 문항 5개를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영역에서 추출하여 오답원인과 학습대책을 제시했다.
◆언어 영역
정답률이 가장 낮게 나타난 5개를 보면 시, 소설, 희곡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 비문학이 힘들었던 것과 비교해 변화된 모습이다. 그 중 특이한 점은 37번과 40번이다. 희곡 '대장금'과 고전소설 '심청전'에 드러난 종합 감상 영역이다. 인물, 배경, 문체, 사건, 전개 방식과 순서, 갈등 등의 특성들을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다. 종합적인 요소를 묻는 문제로 기출 문제와 관련된 용어와 개념을 분명히 정리하고, 꾸준히 적용해 보아야 한다. 또한 난이도가 가장 높은 문제는 27번인데 서술자의 관점을 파악하는 문제로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것 같다. 등장 인물의 관점과 서술자 관점을 구분해 보는 문제다. 훈련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 그리고는 현대시인데 '파초'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쉬운 수능에 대한 대책은 무엇보다 EBS 교재를 알뜰하게 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문제를 잘 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지문에 대한 이해도가 뒤따를 때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BS 지문 연계율이 실질적으로 이렇게 출제될 때 지문에 익숙한 사람이 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리 영역
6월 모의평가 수리 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매우 쉽게 출제됐다. '가'형, '나'형 모두 기본적인 개념을 이용하는 문제가 대부분 출제됐다. 변별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도 기본개념을 정확히 이해한 학생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어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이지는 못했다. 수리 가형의 EBS 교재와의 연계도는 대략 60% 정도이고, 수리 나형은 대략 70% 정도로 볼 수 있다.
먼저 수리 '가'형의 정답률이 가장 낮은 5개 문항을 살펴보면 주로 수Ⅱ와 미분 적분단원이었다. '가'형 22번 중복 조합문제는 중복조합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공식만 암기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순열과 조합 단원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제에 적응시킬 수 있어야 한다.
수리 '나'형의 정답률이 가장 낮은 문항을 살펴보면 주로 이번에 새로 출제되는 극한과 미분단원이다. '나'형 21번 문제는 조건에 맞는 넓이의 식을 세우고 미분을 이용하여 최댓값을 구하는 문제로 함수와 관련된 식을 세우는 공부가 필요하다. '나'형 18, 28번 문제는 쉬운 문제인데 조건에 맞는 점의 개수와 교점의 좌표를 정확하게 찾는 훈련이 부족하여 오답이 많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형 19번 문제는 미분을 이용하여 함수의 증감과 극값, 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한 방정식의 해와의 관계를 찾는 새 유형으로 오답이 많았다.
올해 수능이 쉬운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먼저 기출 수능 문제들을 정확하게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 개념을 확실히 알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항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어서 각 단원별 개념정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여러 개념을 통합한 추론이나 응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EBS 강의 교재의 수능 반영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강의 교재의 문제를 바탕으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외국어 영역
외국어 영역은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와 평가원이 올 초부터 일관되게 공언해 온 언수외 만점자 1%(약 7천 명)와 EBS 연계율 70% 방침이 비교적 가장 충실하게 지켜진 문제였다. 일단, 지난해 수능보다 지문 길이도 짧았고 어휘도 어렵지 않았다. 지문 내용도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문제로는 어법 관련 20번, 글 전체의 흐름과 무관한 문장찾기 23번, 빈칸추론 25, 27, 28번인데, 이 또한 작년 수능에 비해 고교 3년 과정을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결코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우선 어법 문제는 최근 매년 수능에서, 모의고사에서 늘 출제된 접속사 구별, 평행구조, 분사구문의 능동형과 수동형 구분을 묻는 문제였다. 다만 평행구조의 경우는 두 선택지 간의 해석상의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했기에 기존의 문제처럼 단순하게 둘 중 하나만 가능한 경우와는 조금 달라서 오답률이 높았던 것 같다.
23번 글 전체의 흐름과 무관한 문장 고르기는, 기본적으로 선택지가 나오기 전 문장을 천천히 읽으면서 요지를 파악한 후 접근해야 하는데, 화제가 비슷하다고 급하게 읽다 보면 실수하기 쉬운 문제였다.
학생들이 최근 가장 힘들어하는 빈칸추론 문제 중 25, 27, 28번 문제는 핵심어, 주제, 요지추론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25번 문제는 선택지 두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어감 차이를 구별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따라서 비슷한 단어라도 정확한 쓰임과 동의어와 반의어까지 최대한 많이 익히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27번 경우도 핵심어는 같지만 두 선택지 간의 정확한 구별을 요구하는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28번 빈칸추론은 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문장을 고르는 문제여서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가올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EBS교재를 충실히 보면서 지문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수능 150여 일을 앞두고 치른 이번 6월 모의평가를 틀렸거나 틀리기 쉬운 문제와 정답률이 낮은 문항을 중심으로 오답 원인과 취약점을 점검하는 중간 점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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