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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휴대전화 사용 자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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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어른보다 쉽게 투과…WHO "전자파는 발암 물질"

13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초등학교 앞. 교문을 나서던 1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가방 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김모(9) 군은 "부모님이 컴퓨터 게임을 못하게 해 대신 밤늦게까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권모(12) 군은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 앱, 동영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잠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잔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 따르면 전교생 494명 중 30%인 149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휴대전화 전자파를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 등 일부 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휴대전화의 무선주파수 전자기장을 2B 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2B 등급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엔진 배기가스, 살충제 등이 해당된다.

국립암센터와 국내 전문가들도 "휴대전화 전자파가 성장기의 뇌와 신경조직에 더 쉽게 투과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에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이달 9일 어린이'청소년의 휴대전화 자제와 핸즈프리 이용을 권고하는 공문을 전국 교육청에 발송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자녀 건강이 걱정되지만 휴대전화가 없다면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사용 자제 권고를 따르기 쉽지 않다.

대구 수성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이수진(37'여) 씨는 "10세 된 딸이 휴대전화를 사 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소식 때문에 망설여진다"고 했다. 초교 3'5년 자녀를 둔 직장인 김희옥(35'여'대구시 중구 칠성동) 씨는 "휴대전화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언제 학교를 마쳤는지, 집에 무사히 들어왔는지 문자로 확인해야 안심이 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문혜선 상담실장은 "휴대전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컴퓨터, TV 등에서도 유해한 전자파가 나오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안전 교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외국에서는 스위스'독일'핀란드가 어린이'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프랑스는 14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휴대폰 광고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휴대전화 전자파 교육' 관련 지침을 만들어 내렸다. 조만간 대책을 수립해 각 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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