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작 영화 리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쉴틈 없는 긴장, 전율에 떨 법정스릴러

'LA 뒷골목의 속물 변호사, 가장 악랄한 의뢰인을 만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미키 할러(매튜 맥커니히). 그는 주로 돈 되는 범죄인을 변호하고, 형량 협상을 통해 죄 없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고, 의뢰인을 속이기도 하는 질 나쁜 변호사다.

그러면서도 '무죄'(NTGUILTY)라는 차번호판을 단 최고급 링컨 콘티넨털을 타고 다니는 속물이다.

어느 날 여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동산 재벌 루이스 룰레(라이언 필립)가 그에게 변호를 의뢰한다. 그는 돈 냄새를 맡고, 10만달러에 시간당 500달러라는 거액의 수임료를 제시하고 사건을 맡는다. 뭔가 의혹이 일지만 루이스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를 모은다.

그러던 중 자신이 맡았던 예전 살인사건의 진범이 루이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자를 성폭행하고 50여 군데나 칼로 찌른 잔인한 사건이었다. 당시 의뢰인이 눈물로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그는 사형을 면해주겠다며 그를 감옥에 보냈다.

그리고 루이스가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변호를 맡긴 것도 알게 된다.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를 악용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이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범죄소설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 스릴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가 최고의 악질 의뢰인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린 소설이다. 변호사를 직접 동행 취재하고, 수십 차례의 형사 재판을 관람하는 등 작가의 5년에 걸친 노력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법정 싸움과 지적인 공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설 속 미키 할러는 아버지 또한 자신과 같은 삶은 살았기에 나름대로 갈등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비록 속물이지만, 매력적인 구석을 가지고 있다. 할리우드 매력남 매튜 맥커니히 캐스팅이 절묘해 보인다.

이 영화는 속물 변호사와 악랄한 의뢰인의 대결이 관람 포인트다. 돈만 밝히는 변호사의 악행은 초반부터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의뢰인은 누명을 쓴 순진한 젊은이로 비쳐진다.

그러나 의뢰인은 양의 탈을 쓴 살인자다. 여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그 모든 죄를 타인에게 뒤집어씌우는 악랄한 인물이다. 변호사는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법정에서 진행되는 현재 사건과 할러가 파헤치는 과거의 사건이 평행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법정공방의 맛과 함께 스릴러의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변호사로서의 체면을 지키면서 마지막 반격을 준비하는 치밀함이 포인트다.

감독은 원작의 견고한 이야기를 후반부까지 긴장감 넘치게 끌고 간다. 특히 능글맞은 캐릭터에서 자신의 양심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매튜 맥커니히의 연기가 생동감이 넘친다. 대반전의 맛보다는 두 인물의 대결에 초점을 두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 테이크'를 감독한 브래드 퍼맨이 연출했다. 16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