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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MB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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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부터 1963년 사이 미국의 세율은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1957년의 경우 10만 달러 소득에 대한 한계세율은 무려 71%나 됐다. 이는 전체 소득 가운데 10만 달러 미만까지는 그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그 이상의 소득은 과표의 71%를 세금으로 걷어간다는 뜻이다. 더 높은 소득에 대해서는 더 가혹했다. 40만 달러 이상 소득의 한계세율은 무려 91%로 사상 최고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가 미국 경제의 전성기였다는 점이다. 이 기간 중 연간 경제성장률은 무려 3.1%로 사상 최고였다. 반면 감세와 규제 완화가 시행됐던 1973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그보다 낮았다. 1975~1995년에는 매년 1.5% 이하로 둔화됐고, 1995~2004년에는 2~3%로 회복되긴 했으나 1950, 60년대의 3.1%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공공재정학자 조엘 슬램로드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현대 미국 경제 성장의 황금기가 한계세율이 절정에 있을 동안 일어났다는 사실은 적어도 그러한 정책(감세)을 기피하는 일이 경제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사람들을 당혹하게 한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에서도 이는 잘 확인된다. 1995~2004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유럽국가보다 높았다. 이 기간 중 미국이 감세 정책을 시행했으니 감세론이 설득력을 얻는 듯하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핀란드 등의 세율이 미국보다 높았던 1970년부터 1990년 사이에는 이들 국가의 성장률 역시 미국보다 높았다.('독식비판' 가 알페로비츠·루 데일리) 이런 사실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감세와 경제성장 촉진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대적인 감세로 대기업의 투자를 유도, 7%의 경제성장과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MB노믹스' 역시 공상의 산물인 셈이다.

한나라당이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구간의 추가 감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감세의 타당성 부족에 대한 깨달음보다는 내년 선거를 겨냥한 좌(左)선회인 듯하지만 어쨌든 잘못된 정책의 포기라는 점에서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반면 청와대는 감세 고수를 재확인하고 있다. 잘못은 잘못이라고 빨리 인정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더 나은 길이다. 현실적 근거도 없는 감세를 고집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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