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백화점 앞 멀쩡한 가로수 7그루 실종, 왜?

차로 1개 확장 위해 철거 같은 수종으로 교체 예정

"대구 중구 반월당 달구벌대로 현대백화점 앞에 있던 가로수가 어디 갔을까?"

21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 달구벌대로변을 따라 줄지어 선 은행나무 가로수 행렬이 이곳에서 갑자기 뚝 끊겼다. 백화점 앞 도로변 150m 구간 내 가로수 7그루가 '실종'됐다.

인근 주민들과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무더운 땡볕에 가로수가 없어 더 덥고 삭막하게 느껴진다. 누가 베어갔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대구점 시공사인 한라건설이 이달 2일 이곳 가로수 7그루를 베어냈다는 것이다. 백화점 앞 도로 1개 차로 확장을 위해 인도 150여m 구간이 철거될 예정인데 이 구간에 심겨진 가로수도 철거 대상이 된 것.

한라건설 관계자는 "중구청으로부터 가로수 철거 작업을 위임받아 이날 7그루의 가로수를 베어냈다"고 밝혔다.

베어낸 가로수는 13년에서 20년 수령의 은행나무다. 높이는 4, 5m이며, 둘레는 30~40㎝가량. 이 중 3그루는 도로 확장 공사를 마친 뒤 다시 옮겨심기 위해 달성군 하빈면 한 농장에 보관 중이다. 나머지 4그루는 폐기 처분했고, 대신 현대백화점에서 같은 수종을 구해 심어주기로 했다고 중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폐기 처분한 은행나무는 표면 일부가 썩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코스로 지정된 달구벌대로변에 이전보다 건강하고 모양도 좋은 가로수로 교체해 심을 예정이니 조금만 참아 달라"고 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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