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5억 들여 500만원 수익, 희한한 장학사업

에천군 골프연습장 헛장사…동호인 특혜·예산낭비 의혹

예천군이 35억여원을 들여 만든 골프연습장에서 장학금으로 기탁하도록 한 수익금이 500여만원 정도에 그쳐 운영부실과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예천군은 그동안 장학금으로 기탁하도록 한 수익금을 시설보강을 위해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헛장사'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 2009년 35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예천읍 청복리 진호국제양궁장 뒤편에 비거리 180m, 42타석 규모의 대규모 골프연습장을 조성, 2012년 11월까지 예천군골프협회에 위탁해 운영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예천군과 예천군골프연합회는 골프연습장 운영 수익금 가운데 80%를 예천군민장학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협약했다.

이에 따라 운영을 맡은 골프협회는 지난 한 해 동안 2억1천5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대부분 인건비 등 운영비로 지출하고 순수익이 634만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협약에 따라 수익의 80%인 514만원을 장학기금으로 기탁했다.

이 골프연습장은 조성 당시부터 군민의 1%에 불과한 골프 동호인들을 위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과 특혜계약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예천군이 군 예산으로 소수의 골프 동호인들을 위해 골프연습장을 짓고 운영까지 맡긴 것은 몇몇 사람에게 혜택을 준 것"이라고 했다.

예천군골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2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지출을 빼면 순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골프동호인들을 위해 협회가 직접 운영하는 만큼 경영은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골프연습장 운영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며 "예천군민장학기금으로 적립하던 골프연습장 수익금 80%를 내년부터는 시설보강을 위해 따로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당수 골프연습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데 반해, 군청에서 투자한 곳은 쥐꼬리만큼 남고, 심지어 예산을 더 넣어야 할 상황이라고 하는데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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