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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팬 무시한 오리온스와 KBL, 프로 농구 근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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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KBL)이 27일 이사회를 열어 대구시에서 고양시로 연고지를 이전하겠다는 오리온스의 신청서를 공식 승인했다. KBL 규정에는 특별한 사유 외에 원칙적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수 없다고 돼 있으나 오리온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오리온스가 본사는 서울에 있고 경기장은 대구에 있으며 연습장은 경기도 용인에 있어 구단 운영이 어렵다고 내세운 주장이 '특별한 사유'로 인정됐다.

그러나 이는 납득하기 힘들다. 연고지 이전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프로 스포츠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애매모호한 표현이긴 하지만 '특별한 사유'도 과거에 모기업 변경 등 그야말로 특별한 경우에 한정됐다. 오리온스와 KBL의 처사는 이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전혀 타당하지 않으며 매우 심각한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온스가 내세운 이유는 오히려 그동안 연고지에 정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이 프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은 그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가져가려는 목적이 크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구단주인 담철곤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도둑 빠져나가듯 몰래 연고지 이전을 추진, 기업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해쳤다.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대구 팬들이 오리온 제품 불매 운동 등에 나서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이다.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오리온스는 프로 구단으로서 함량 미달이며 고양으로 옮겨가서도 제대로 할지 회의적이다. 새로운 이미지로 성공하고 싶다면 대구시와 대구 팬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는 것이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 최근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새 수장으로 뽑은 KBL도 잘못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처럼 근간을 흔드는 행정이 일어난다면 그렇지 않아도 팬이 감소하는 프로 농구의 기반은 더욱 잠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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