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만여 시내버스 환승객 150원씩 더 냈다

대구 시내버스 요금 인상 첫날 환승시스템 오류

대구 시내버스 요금 인상 첫날인 1일 오전 중구 약령시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요금조정 안내문구가 나오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 시내버스 요금 인상 첫날인 1일 오전 중구 약령시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요금조정 안내문구가 나오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시내버스 요금 인상 첫날인 1일 환승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대구시가 요금 인상 사실을 충분히 홍보하지 않은데다 단말기 오류로 내지 않아야 할 요금까지 추가로 내 버스 이용객들은 버스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곳곳에서 고성, 다툼

1일 오전 대구 중구 공평동 2'28운동기념공원 버스정류장. 버스를 타던 시민들은 교통카드 단말기에 찍힌 요금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부터 요금이 오른 사실을 미처 모른 시민들이 적지 않았고 무료인 환승객들에게도 요금 150원이 더 부과됐기 때문이다. 김문호(55'중구 동인동) 씨는 "버스 요금이 올랐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환승요금 150원이 추가로 빠져나가 어리둥절했다. 운전기사와 다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현진(31'여'달서구 이곡동) 씨는 "환승을 하면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갖다대니 150원이 더 빠져나갔다. 인상된 150원에 잘못 빠져나간 150원까지 오늘 300원이나 요금을 더 냈다. 차라리 택시를 탈 걸 그랬다"며 짜증을 냈다.

일부 버스에서는 승객과 버스 기사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대구 중구 동인네거리 인근 305번 버스. 승객 김모(76'수성구 범어동) 씨가 승차 단말기에 찍힌 150원을 보고 버스기사에게 "왜 요금이 더 찍히냐"고 항의하자, "내 소관이 아니라 모르겠다"는 대꾸가 돌아왔다. 기분이 상한 김 씨와 버스 기사가 큰 소리로 말다툼을 벌이자 승객들은 "빨리 환불해주라"며 거들기도 했다. 김 씨는 "하루에 환승을 3번 정도 하는데 벌써 오른 요금 외에도 450원을 더 낸 것 아니냐. 대구시는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환불 절차도, 대책도 없다

시민들이 엄청난 혼란을 겪는 동안 대구시는 '뒷북'만 쳤다. 버스 기사들과 승객들의 항의를 받은 뒤에야 시스템 오류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날 오전까지 얼마나 많은 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잘못 부과된 환승 요금이 얼마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대구시는 하차 단말기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한편, 버스 내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돈을 돌려주도록 버스 기사들에게 안내했다. 그러나 차내 환전기에는 50원짜리가 없어 부득이 200원씩 환불하도록 했다.

버스 기사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버스기사 이형문(53) 씨는 "급하게 동전을 준비해 환불해주고 있지만 워낙 환승객이 많은데다 모르고 지나가는 손님도 많아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 버스기사는 "환승 요금 오류가 나타나는 버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버스도 있어 승객과 기사 모두 혼란스럽다"며 "요금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다 승객에게 맞을 뻔한 기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있지만 피해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후불카드의 경우 즉시 승인 취소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성현'백경열'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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