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젊은 송창식이 있었다. 대중음악을 작곡하고 노래 잘하던 인기가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외국의 아마추어들이 부르던 노래를 듣고는 충격에 빠진다. 그때까지 자신이 가장 노래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다녔다. 그리고 그때까지 공부했던 이론과 실기를 모두 버리고, 무(無)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3일 오후 11시 SBS스페셜에서는 '송창식을 왜 불러?' 편이 방송된다.
지금의 송창식은 노래 잘하는 줄 알았던 과거의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노래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얼마 전까지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던 이유도, 권투 선수가 매일 스파링을 하듯이 그도 매일 노래를 부르며 연습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 엄격하게 오랜 시간을 단련해온 그를 사람들이 다시 부르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송창식일까.
송창식의 세시봉 콘서트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전국적으로 열풍을 몰고 다니고 있다. 그뿐 아니라 뜻밖에도 젊은 층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박한 통기타 반주에 노래 하나만으로 사람들 마음속 감성의 현을 건드린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 그는 수십 년을 하루같이 노래 연습을 하고 자신을 단련했다. 어딘가에 있는 그 경지를 위해 쉼 없이 나아가는 그를 이제 만날 것이다. 지금껏 공개된 적 없는 무대 뒤 그의 솔직한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노래의 참된 의미를 찾아갈 것이다. 이제 어제의 거장이 회심의 예술혼을 불태우는 현장으로 동행해 보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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