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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산책] 히말라야에 부는 바람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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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나트까지 거의 두 배를 부르는 택시 운전기사의 말에 단호하게 돌아선다. 네팔이 인도를 닮아가고 있다는 유럽 여행자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결국 운전기사는 300루피까지 가격을 내리며 끈질기게 따라 붙었지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외국인을 걸어 다니는 현금지급기로 취급하는 일부 네팔 사람들의 파렴치한 바가지 행각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어찌 그들만의 잘못이랴! 어쩌면 무조건 경비를 줄이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여행자들의 저급한 여행문화 탓이 더 클지도 모른다. 결국 이런 것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불신을 가져옴으로써 여행을 힘들게 한다.

세계 최고의 불탑 보드나트는 이상하리만큼 한산했다. 불탑 위에 올라가 놀던 아이들도 오체투지를 하던 순례의 행렬도, 마니차를 돌리며 옴마니반메홈을 외던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불탑의 입구에 모여 있던 걸인들이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성지,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라고 타임지가 소개했던 그 보드나트, 인파에 밀려 탑돌이조차 힘들었던 그곳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내일이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탕카(현수막)는 바람에 말려 올라가 그 흔들림조차 미미하다. 꼼빠(사원) 입구에는 더위를 피해 개들이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다. 예지의 눈을 가진 불탑은 행여 알고 있을까? 불탑을 맴돌던 기원의 손들이 사라진 이유를, 아니 자비를 갈구하던 걸인들의 손길이 사라진 이유를, 이제 보드나트가 신성한 곳이 아니라 그저 스쳐가는 관광지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은 늘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여행자의 편견일까?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출구로 나선다. 출구 옆에는 wi-fi 지역임을 알리는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이제 예지의 눈보다는 인터넷이 더 빠르게 사람들의 기원을 들어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아프게 지나간다. 다시 택시를 타고 파슈파티나트로 향한다. 네팔 최고의 힌두사원이 있는 곳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인도의 바라나시처럼 화장터로 더 알려져 있는 곳이다. 세 구의 시신이 태워지고 있다. 따라붙는 호객꾼을 뿌리치고 화장터 맞은편에 앉았다. 여전히 이곳에는 통곡이 없다. 주검은 그저 통나무 위에 올려져 태워져 작은 강에 버려지고 행여 다 타지 않은 죽은 자의 부장품을 건지려는 젊은 사내가 얕은 강물을 휘젓고 있을 뿐이다. 남겨진 이들에게 죽음은 슬픔이 아니라 현세의 고통을 잊는 과정일 뿐이다. 보드나트에도 파슈파티나트에도 신을 향한 기도 소리는 이미 잦아들고 있다. 신들의 땅 네팔에 신이 없다면 살아남은 자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전태흥 (미래티엔씨 대표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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