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의 또 다른 기쁨

시설·음식 맛·서비스 화려한 변신…감동의 쉼터로

길! 길은 끝없이 길에 연해 있다. 여행은 '길'을 따라 '낯섦'의 현장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행 중 생전 처음 가보는 낯선 고장의 어느 종착역에 내렸을 때의 막막함과 두려움. 그 '생소함'과의 부닥침이 곧 여행의 묘미다. 길을 나서면 곧 고속도로를 만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또 다른 여행의 기쁨이다.

◆화려한 변신

7월 중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젠 '쉼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름휴가의 여행은 어떻게 계획을 짜느냐에 따라 단순한 '쉼표'가 '감동의 느낌표'로 바뀐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내일의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여행 중 늘 대두되는 단골 화두는 "어느 휴게소에서 쉬었다 갈까?"다. 그 기준의 공통분모는 '시설이 깨끗한 곳' '음식이 맛있는 곳' '경치 좋은곳' '직원들이 친절한 곳' 등 지극히 일반적인 기준이다.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경쟁적으로 멋진 휴식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커피숍과 고급 의류매장이 들어서는 등 화려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인기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은 각 고속도로별로 휴게소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다. 물론 그 기준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입소문이 난 곳은 분명히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동맥, 개통 40주년을 맞은 경부고속도로에는 금강휴게소(옥천)와 죽암휴게소(신탄진), 그리고 칠곡휴게소 등이 평판이 좋다. 영동고속도로는 문막(하행선), 강릉(상'하행선), 이천(상행선) 등이 깨끗한 시설로 상을 받기도 했다. 용인, 대관령 등도 인기다. 중부고속도로는 만남의 광장, 충북 음성과 청주 전에 있는 오창휴게소도 깔끔하다는 평이다. 안동-춘천 간 중앙고속도로는 치악산휴게소가 인기다.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휴게소는 동해고속도로의 휴게소다. 정동진 바로 옆에 있는 동해휴게소(동해 방향)와 옥계휴게소(속초 방향)가 일출의 명소다. 일몰이 가장 멋진 휴게소는 서해대교 중간에 있는 행담도휴게소다. 휴게소 2층 난간에 올라서면 서해대교 너머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갤러리 같은 휴게소는 영동선 덕평 자연휴게소(인천)와 경부선 칠곡휴게소(하행)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는 서해안 고속도로 대천휴게소(목포 방향)이다. 날씨 좋은 날 전망대에 서면 논밭 너머 멀리 푸른 서해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초의 휴게소-추풍령휴게소

추풍령휴게소는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고갯마루에 있다. 추풍령 고개는 경북 김천시 봉산면과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이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또한,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으로 나누어지는 백두대간의 고갯마루다.

추풍령휴게소는 경부고속도로의 완공과 함께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휴게소다. 이곳은 서울-부산 간 경부고속도로 428㎞ 구간 중 딱 중간지점이다.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214㎞ 지점이다. 특히 상행선 휴게소 위쪽 동산에는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 우뚝 서 있다. 기념탑에는 경부고속도로의 건설 역사가 새겨져 있다. 상·하행선 휴게소에는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한 역사자료가 사진과 함께 게시돼 있다.

당초에는 상'하행선 간 구름다리를 설치해 기념탑까지 서로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수년 전 고속도로를 확장하면서 구름다리를 철거해 옛 정취는 사라졌다. 하행선 휴게소 뒤쪽에는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멋진 공원이 조성돼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안타깝다. 상행선에는 SBS '생활의 달인' 주인공이었던 '작두 칼질 돈가스'의 주인공 박종변 조리실장이 있다. 여행 중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을 둘러보면서 박 실장의 화려한 칼솜씨를 구경하는 것도 추억이 될 수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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