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가 들썩이고 있다. 수출이 늘어나고 중앙정부에서 성장 비결을 분석할 정도로 예전 호황을 쫓아가고 있다.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꼬리표가 서서히 사라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섬유업체들의 고민은 미래 성장 분야를 찾는 것이다. 신풍섬유(주)는 친환경 소재인 PLA로 미래 먹을거리를 마련하고 있는 신소재 선도기업이다.
◆친환경 섬유 PLA
PLA(Poly Lactic Acid·폴리유산)는 유산이라고 하는 생체내 등에 존재하는 저분자량 화합물(모노머)의 중합체로 천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에 의하여 가수분해돼 저분자화한 후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된다고 알려져 있다.
PLA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플라스틱, 합섬섬유와 달리 땅에서 분해된다는 점이다. 토양에서 최적의 조건하에 30일 이상 방치시 90% 이상이 분해된다. 때문에 최근 들어 플라스틱 용기 대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용도도 각종 생활용품에서부터 주방용품,유아·여성용품,화장품 등은 물론 건축내장재,벽지,바닥재,타일 등 곳곳에 쓰이고 있다.
PLA섬유는 옥수수 전분을 발효해 모노머로 변환한 다음 화합물을 통해 모노머를 폴리머로 바꿔 이를 섬유로 뽑아낸 것이다. PLA의 성질을 그대로 갖고 있어 친환경적인 미래 섬유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한 피부와 유사한 약산성이어서 알레르기 등의 반응이 없어 인체에 무해하다. 또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시켜 항상 쾌적감을 느낄 수 있고 보온성이 높아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하다. 천연섬유의 특징이 있지만 합섬섬유만큼 강도와 내구성이 좋고 불이 잘 붙지 않아 화재에 강하다. 다만 열에 약한 성질이 있어 그동안 의류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신풍섬유는 2007년부터 PLA섬유를 이용한 의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풍섬유의 도전
1993년 '신풍실업'이라는 명칭으로 설립한 '신풍섬유(주)'는 아웃도어용 고기능성 신소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곳은 창립 당시부터 스포츠 의류용 원단을 생산했다. 박형언 상무는 "2000년부터 아웃도어용 소재를 생산했다"며 "당시로서는 아웃도어라는 용어도 생소한 시기여서 우리가 선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신풍섬유가 업계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윤성배 대표의 진취적인 경영 철학과 연구소 덕분이다. 윤 대표는 청년 때부터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등 섬유 관련 업종을 두루 경험한 '실전형 경영자'다. 항상 회사와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종 세미나와 포럼에 참가하는 등 신기술 습득에도 열심이다.
신풍섬유의 또 다른 성장비결은 끝없는 연구다. 회사는 2004년 기술연구소를 열고 신소재 연구에 몰두했다. 당시 섬유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기술연구에 뛰어들었다. 현재 연구소는 상시 근무하는 3명의 연구원을 포함해 8명의 직원이 PLA 섬유를 포함한 신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연구 없이 섬유산업을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 몰두 기업인 신풍섬유가 PLA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7년으로 웰빙 문화와 맞물린다. 박 상무는 "천연소재와 합섬섬유가 가지는 단점을 극복한 친환경 의류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가지다 보니 PLA를 연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와 관심으로 2009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산업핵심기술개발 과제에 참가했다.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PLA섬유를 활용한 병원복 개발 과제를 추진 중에 있다. 손경태 신풍섬유 기술연구소장은 "PLA를 이용해 의류를 만드는 것을 다른 업체도 많이 시도했지만 쉽지 않다"며 "본격적인 상품화 시도에 성공한 곳은 신풍섬유가 처음일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오늘날 PLA섬유 등 친환경 섬유산업의 미래는 대단히 밝다"며 "앞으로 회사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아웃도어에 PLA 섬유를 접목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고 목표를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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