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골프를 통해 친목 도모와 저변 확대, 골프 꿈나무 육성, 불우이웃 돕기 등을 한꺼번에 '노리는' 모임이 있다. 경북골프발전협의회다. 회원은 고문인 이준기 한국미드아마연맹회장'김삼수 경북골프협회장, 이헌기 회장 등 모두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모임은 지난 2009년 4월 '경북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자며 제안한 김삼수 경북골프협회장(당시 부회장)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전국 대회 때마다 경북 곳곳에서 온 아마추어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참가했다 그냥 돌아가는 게 아쉬워 '구심점'을 만들어 하나로 뭉쳐보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매달 둘째 주 수요일에 정기모임을 가지는 한편 경북지역 골프장을 돌아가면서 비정기적으로 자체 대회도 열어 회원 간의 친목을 다진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내는 건 아니다.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골프만 즐기기'를 넘어 '지역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우수한 아마추어 골퍼를 육성하고 올바른 골프 문화를 전파해 골프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골프 유망주들을 음으로, 양으로 돕는 등 골프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다.
실제 이들은 골프 꿈나무 육성을 위해 매년 300만원을 경북골프협회를 통해 지원하고, 어린 선수들과 라운딩을 함께하며 수십년 간 쌓아온 '노하우'도 전수한다. 또 '사랑의 버디 기금 조성'을 통해 불우이웃돕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홀 당 버디 할 때마다 1만원씩 내 200만원을 모아 관계 기관을 통해 전달했고, 올해도 기금을 조성 중이다. 전국체육대회 땐 응원단을 꾸려 원정 응원도 가는 등 지역의 각종 골프 행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김삼수 경북골프발전협의회 고문은 "어린 유망주들과 함께 라운딩을 하는 것은 언더파를 치는 노련한 아마 골퍼들의 게임 운영 노하우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다. 자세 등은 선수들이 나을지 몰라도 실전 노하우는 오랜 구력을 가진 아마 골퍼들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의 그린피도 협의회에서 부담한다. 회원마다 연간 50만원의 회비를 내 꿈나무 육성 및 불우이웃돕기에 활용한다. 모임 때 그린피는 회비와 별도로 각자 계산한다"고 말했다.
경북골프발전협의회는 이뿐만 아니라 대한골프협회 및 지역 골프장들과 협력, 헌 골프공을 수거해 환경보호와 함께 자선기금 모금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는 두 달 전부터 시작한 운동으로, 현재 3천 개를 모았다. 협의회는 공이 모이는 대로 대한골프협회로 보내고, 협회는 이를 팔아 자선기금으로 사용한다. 지역 골프 관광 산업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북지역 골프장을 이용, 해외 등 원정 골프를 막고, 각종 대회 유치에도 적극 나서면서 다른 지역의 골퍼들을 경북으로 유도하는 등 지역 골프 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협의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정확하고 올바른 골프 규칙과 에티켓 전파에도 한몫하고 있다. 아마추어는 물론 선수 중에도 경기 규칙과 에티켓을 모르는 골퍼들이 생각보다 많아 매너 있는 골퍼 양성을 위해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협의회에서 먼저 회원들에게 규칙과 에티켓을 가르치고, 또 이들이 다른 골퍼들과 라운딩할 때 자연스럽게 전파하면 골프 전체 문화 수준을 조금씩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삼수 고문은 "각종 사회 활동과 교육을 하는 것은 골프가 '나만 즐기는 얌체 운동'이 아니라 '함께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며 "이 모임이 앞으로 경북지역 골프 사랑회로 확대 및 활성화돼 골프인 사회참여단체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경북골프발전협의회 회원들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올 상반기에 열린 각종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지난 5월 부산 MBC배 전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하병철 회원이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고, 6월 참마루건설배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선 강봉석 회원이 개인전 1위, 경북대표가 단체전 우승을 하는 등 올 상반기 열린 2개의 전국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올 상반기 경북지역에서 열린 대회 중 7개 대회에서 협의회 회원들이 우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량이 뛰어난 것은 회원이 되려면 경북에 거주하는 싱글 골퍼로, '핸디 9' 이하의 실력을 갖추고 추천도 받아야 하는 등 회원 자격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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