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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 못 쓰는 '신천 악취' 비 적게 올수록 더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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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수 분리 안돼 몇 mm 비에도 하수 넘쳐

아침저녁으로 신천 둔치를 산책하는 김종회(59'중구 대봉동) 씨는 비가 오면 신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비가 내린 뒤에는 강바람을 타고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대구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렸던 지난달 27일 이후 며칠 동안 심한 악취가 풍겼다.

김 씨는 "아예 비가 많이 오면 덜한데 적은 양의 비가 내리면 며칠 동안 악취가 가시질 않는다"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비가 내려 신천에서 악취가 나면 대구의 이미지를 크게 망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천변 아파트에 사는 김재준(46'남구 이천동) 씨는 "비가 온 뒤 창문을 열어놓으면 퀴퀴한 냄새가 아파트에까지 몰려온다"며 "대구시의 대책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신천변 주민들과 산책객들이 비가 온 뒤 신천의 악취로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하수가 모이는 하수관거가 적은 양의 비에도 넘치면서 상당량의 하수가 신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기 때문.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을 따라 하수 56만t을 수용할 수 있는 하수관거가 매설돼 있다. 하지만 빗물을 받아들이는 우수관과 폐수를 처리하는 오수관이 분리되지 않은 '합류식' 관거여서 폐수가 섞인 물이 신천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 하수관거는 과거 신천 지류를 하수도로 복개하면서 생활폐수의 신천유입을 막고 곧바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적은 비만 내려도 하수관거에 모이는 하수는 그대로 신천으로 방류된다. 대구시내 하수처리장 7곳이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하수는 186만t으로 평소에는 120만t을 처리하고 66만t의 여유가 있다.

하지만 시간당 몇㎜의 강수량에도 하수처리량이 한계를 훌쩍 넘어 신천변 하수관거에 모이는 하수를 신천으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신천변 악취는 강수량이 적을 때 더 심하다.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가 하류로 빠르게 내려가지만 비가 적어 하천 유속이 느릴 경우 폐수가 섞인 하수는 곳곳에 설치된 보에 갇혀 심한 악취를 풍긴다.

무더위를 피해 신천을 자주 찾는다는 서일우(72) 씨는 "비가 내리고 나면 냄새가 심하게 나 오래 머물기 힘들다"며 "대구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신천이 툭하면 악취가 풍긴다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대구시는 악취 관련 민원이 제기되면 물이 갇힌 보를 열어 하류로 물을 내려보내는 임시방편에만 의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천 하수관거가 묻힌 지역이 너무 방대하고 시설이 노후화돼 바꾸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 정비계획을 세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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