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리고수' 블로거…알고보니 산부인과 男의사

구미순천향병원 황인철 교수

"블로그를 통해 '요리 고수'로 소문났지만 본업은 산부인과 의사랍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 산부인과 황인철(40'사진) 교수가 운영하는 '아기받는 남자의 사는 이야기'(blog.daum.net/drcook)라는 블로그가 화제다.

이 블로그는 지난달 말 포털사이트 '다음'이 베스트 뷰 블로거에게 주는 '황금펜' 상을 받았을 만큼 인기가 있다. 하루 평균 1천500여 명이 다녀가며 그의 포스팅을 정기구독하는 누리꾼이 1천여 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의학이 아닌 요리로 그를 조명하는 시선도 부쩍 늘어 방송국 요리프로그램 등에 초청되는 경우도 있다.

2009년 7월 블로그에 첫 글을 올린 이후 '아기받는 남자'라는 독특한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평소 즐길 수 있는 슈퍼 푸드, 파스타, 브런치 등 일주일에 평균 1, 2개의 요리를 부지런히 소개하는 황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요리 고수'로 통한다. 그는 또 블로그에 건강 요리법과 함께 산모들을 위한 건강정보와 질병예방 글도 올리며 자신이 의사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황 교수는 "사람이 좋아 집으로 초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아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블로그에 나만의 요리법을 하나둘씩 올리다 보니 '요리 고수'란 호칭까지 얻게 됐다"며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하는데도 직업이 요리사가 아닌 의사여서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나 그의 손맛은 보통이 아니라는 게 주변의 평가. 손맛 좋기로 알아주는 그의 어머니도 황 교수의 요리 실력을 인정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는 "남자가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른 모습은 따뜻한 가족의 모습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남편들이 가족을 위해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을 제공할 생각이고,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들을 엮어 요리 에세이를 오는 가을쯤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리와 분만은 공통점이 있다. 10개월을 기다려 긴 진통을 이겨내야만 아기를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요리 역시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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