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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기미가요 만든 에케르트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는 1902년 8월 15일 지정된 '대한제국애국가'다. 일본 국가는 기미가요(君が代 )다. 2차 대전 후 폐지됐다가 1999년 되살아났다. 모두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1852~1916)가 작곡했다.

독일 해군 군악대 지휘자로 있다가 1879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일본 해군의 의뢰로 기미가요를 만들었다. 원래는 일본 궁내성 아악과 직원 히로모리 하야시(林廣守)가 기미가요의 곡을 만들었다고 하나 완성한 사람은 에케르트라고 한다. 1880년 11월 메이지 천황의 생일잔치 때 처음 불려진 후 일본의 국가로 사용됐다. 이후 건강악화로 독일로 돌아갔다가 민영환의 동생 민영찬의 요청으로 내한해 군악대를 창설하고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열어 서양음악을 소개했다. 대한제국애국가는 민영환의 작사에 그가 곡을 붙인 것으로, 1901년 9월 7일 고종황제 50회 생일 때 처음 공개됐다. 1907년 군대 해산으로 군악대가 폐지되면서 일자리를 잃었으나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조선에 남아 후진을 기르다 1916년 오늘, 위암으로 사망했다. 그의 묘지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있다. 자신이 국가를 만들어준 일본이, 또한 자신이 국가를 만들어준 조선을 침탈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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