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사들의 아파트 할인분양이 잇따르면서 분양가 전액을 납부한 기존 분양자와 건설회사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구미 남통동 e-편한세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분양하자 기존 입주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입주자 100여 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분양가를 인하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행위'라며 아파트 입구에 건설사를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미시청에서 집단으로 '분양가 할인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이들 기존 입주자들은 건설회사가 분양률을 속였으며, 일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는 비만 오면 잠기고, 곰팡이가 생기는 등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했다.
e-편한세상은 지난 2006년 12월 모델하우스를 열었으며, 2009년 1월부터 초기 분양자가 실입주를 했고 같은 해 7월경부터 전세자들이 입주했다.
건설회사 측은 아파트 분양이 저조하자 914가구 가운데 602가구를 25% 할인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112.2㎡ 기준으로 당초 분양가가 2억원이었으나, 관련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1억7천여만원 정도로 3천만원가량 할인분양하고 있다.
기존 입주자들에 의하면 "총 914가구 중 30%만 분양됐으며 나머지 가구에 대해 전세 및 할인분양을 시작하면서 초기 높은 가격으로 분양받은 기존 입주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면서 "건설회사 측이 기존입주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할인분양을 해 피해를 입히는 부도덕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미 광평동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대우 푸르지오는 2009년 2월부터 1단지 394가구, 2단지 247가구의 입주를 시작했지만, 1단지는 50여 가구가 입주하는 데 그쳤으며, 2단지 또한 115가구만 입주를 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부터 기존 입주자들에 비해 7천여만원이나 낮은 분양가를 책정, 할인분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측이 할인분양에 나서자 기존 입주자들은 올 3월부터 초기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진)를 구성, 부산 등 대우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찾아가 3차례나 '할인분양 반대'를 촉구했다.
대우 푸르지오 초기입주자 비상대책위 이재진 위원장은 "대우 측이 아파트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뒤늦게 분양을 받는 입주자들에게는 보상금으로 500만원씩 지급하고 할인분양하는 등 돈을 제대로 주고 입주한 기존 입주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할인분양이 많아지면서 제값에 계약하면 바보라는 인식이 확산돼 오히려 분양시장이 더욱 저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분양회사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계속 두면서 금융비용 등을 부담하는 것보다 차라리 싸게 파는 게 낫다고 판단될 때 분양가를 할인해 판매하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가구별 보상은 어렵지만, 주민 복지 차원에서 투자는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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