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없는 배우인 줄 알았다. 헨리 폰다(1905~1982)는 젊은 시절 화려했다지만, 중년이 되고서는 키(185㎝)만 클 뿐 지치고 유약한 이미지였다. '발지대전투'(1965년)나 '미드웨이'(1976년)에서 미군 정보장교, 해군 제독 역할을 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압권은 주인공과 총싸움을 벌이다 죽은 척 도망가는 늙은 건맨 역(무숙자'1973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대배우는 뭔가 달랐다. 죽기 1년 전 출연한 '황금연못'에서 두 살 아래의 캐서린 헵번과 부부역을 하면서 타고난 연기력을 보였다. 아내를 깊이 사랑하는 은퇴한 교수와 고집불통에 삐딱한 성격의 남편을 아끼는 아내의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가족의 사랑과 화해를 그린, 지겨운 영화인데도 그에게 처음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영화 줄거리처럼 딸 제인 폰다와 공연하면서 극적인 화해를 이룬 것도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1982년 오늘, 제인 폰다, 피터 폰다, 브릿지트 폰다 등 가족들의 애도 속에 영면했다. '황금연못'에서 아내가 "소리 좀 지르지 마라"며 뛰쳐나가자, "너에게가 아니라 세상에다 소리치는 것이야"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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