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결과를 세계에 알리는 일은 이 손에서 시작됩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정보배포팀 자원봉사자인 권혁윤(53'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씨는 대회 개막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지역 사회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는 큰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2년 전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자마자 한달음에 신청했고, 이날이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씨는 소년'소녀가장 돕기나 배식 봉사 등을 줄곧 해온 터라 자원봉사를 결심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회사였다. 자원봉사를 위해선 회사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KT)도 흔쾌히 허락했다. 권 씨는 "업무 마감시간 전인 오후 4시에 퇴근, 대구스타디움으로 와야 해 말 꺼내기조차 미안했지만 회사가 오히려 '좋은 일 한다'며 격려해줘 큰 힘이 됐다"며 자랑했다.
권 씨가 맡은 업무는 대구스타디움 '미디어 트리뷴' 구역의 전체 미디어 600여 석 중 터키'헝가리'이란'카타르'그리스'캐나다'불가리아'이탈리아 등 40여 석의 외신 기자들에게 경기기록지 등 각종 자료를 제공하는 것. 대회 전날인 26일에는 언론사마다 배정된 좌석에 일련번호와 국가, 언론사 이름이 적힌 라벨을 부착하는 작업을 밤늦게까지 하기도 했다.
권 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1년 전부터 사전 교육을 받았다. 봉사자로서의 덕목과 친절 교육 등 업무에 대한 소양 교육을 빠짐없이 들었다. 경기장 구조도 익히고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업무도 배정받았다.
권 씨는 대회 기간 동안 매일 기자들이 자리를 뜰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뒷정리까지 끝내면 오후 11시가 넘기 때문에 새벽에야 눈을 붙일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대회 기간에 비가 예보돼 있어 할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비가 오면 모니터에 비닐 보호막을 씌웠다 벗기기를 반복해야 한다.
권 씨는 "각국 미디어에 경기 결과를 빠르게 전달하는 일은 이를 받아보게 될 세계인들에게 봉사하는 것과 같이 중요한 일"이라며 "긍지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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