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시조]
갈수록 열기를 더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지역 여류 시조시인 2명이 경기 현장의 생동감과 선수들의 투지,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은 시조를 각각 매일신문에 보내왔습니다.
◆들숨 날숨 여닫는 대구/ 이숙경
풀무치 까부른 햇살
흐드러진 달구벌
볕 이삭 환히 덮은
늦여름 대구를 연다.
수십 억
형형한 눈빛
일렁이는 지구 허파
가장 빨리 가장 높이
벅찬 꿈을 펼칠 때
셔터에 갇히지 않는
빛으로 가는 사람들
초속을
무너뜨리며
전설 밖 질주한다.
멀찍이 내려앉은
비슬 팔공 산맥들
금빛 웃음 아니어도
은빛 탄식 아니어도
너른 품
밝은 빛누리
두터운 손 다독인다.
지구촌 들숨 날숨
여닫는 대구 스타디움
세계가 하나 되어
뜨겁게 타오르는 밤
꿈꾸는
모든 이들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이숙경 시조시인
◆바람들이 집결했다/박명숙
첫새벽을 흔들며
바람들이 집결했다.
트랙마다 피가 돌고
장대 높이 맥이 뛰는
달구벌 한마당으로
큰바람들이 집결했다.
달리고 던지고 뛰어 넘고, 또 달린다.
두 발로 직립하던 태곳적 그날부터
끝 모를 생의 제전을 몇 바퀴나 돌았던가.
벼랑 끝을 건너뛰는
단 한 걸음 꿈을 위해
고통의 극점까지
죽음을 밀고나가는
뜨거운 그대 투지는
목숨보다 눈부시다.
가지 못한 시간들과 닿지 못한 허공 따라
발 구르고 팔 뻗으면 대낮 한껏 달아올라
금호강 신바람들도 와와, 뒤꿈치를 높이 든다.
존재를 지키고
승리를 얻기 위해
폭죽처럼 터뜨리는
도도한 몸의 기록
희망의 스타디움에 선
투혼이 아름답다.
일 분 일 초 길어 올린 우리 꿈 다시 살아
피와 땀과 희열이 한 몸 되는 그 순간도
달리고 또 내달리리라, 지구촌을 넘으리라.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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