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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매국노? 애국자? 총리대신 김홍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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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의연하게 마지막을 맞은 정치인이 있을까.

1896년 2월 11일 총리대신 김홍집(1842~1896)은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는 소식에 서둘러 경복궁으로 향했다. 앞서 일본 측이 그에게 피신을 권했지만, "나는 총리대신이다. 조선인에게 죽는 것은 떳떳한 하늘의 천명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에게 구출된다는 것은 짐승과 같다"고 일갈하고, 입궐길에 나선 것이다. 광화문 앞에서 군중들에게 난자당하고 짓밟힌 후 시신은 끌려다녔다. 역사상 최초의 영의정 타살사건이다. '매국 친일파'의 최후치고는 너무나 당당했다.

당초 그는 명문사대부 출신으로 일본의 지원으로 세 차례 내각을 조직한 친일파로 알려져 왔다. 1894년 오늘, 군국기무처 총재 재임 중 일본 공사관 직원 4, 5명을 보좌역으로 임명, 매국행위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매천야록'의 저자 황현은 "김홍집 내각에 힘을 더 실어줬더라면 나라를 허망하게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결론은 '일본을 활용하려 한 현실주의자'였다는 것인데, 당시 개화파들의 친일 성향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자신의 시각으로 한 인물의 삶 전체를 단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 않을까.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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