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정조의 역작이자 동북아 최고의 무예서 '무예도보통지'

KBS1 '역사스페셜' 15일 오후 10시

문(文)의 나라 조선에서 탄생한 동북아 최고의 무예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한중일 3국의 무예를 총망라한 이 무예서의 제작은 임금 정조(正祖)가 총지휘를 맡고 당대의 문장가 이덕무, 박제가, 전설적인 무사 백동수가 실무를 담당했다. 수록된 무예는 칼, 창, 권법, 마상무예 등 24개 항목. 정조는 조선 최초로 무(武)의 통일을 이룬다. 그가 '무예도보통지'를 통해 실현하려 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 KBS1 TV '역사스페셜-이것이 조선의 무예다, 무예도보통지'편이 15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동북아체육사학회. 한'중'일 무예를 비교하는 세미나 현장에서 '무예도보통지'가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790년 조선에서 탄생한 무예서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무예도 포함하고 있었다. 자국의 무예가 한국의 무예서에 상세하게 설명된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였다. 며칠 후, 대만의 한 무술 도장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대만의 무예 전문가 양청룽 교수에게 '무예도보통지'를 보여준 뒤, 대만과 한국 무예 전문가의 장창(長槍) 대련이 이뤄졌다.

'무예도보통지'는 단순한 병법 이론서가 아닌 실전훈련서로 평가받는다. 병사들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전투 동작을 하나하나 그림과 글로 해설했다. 조선의 손꼽히는 화원(畵員)들이 그림을 그려, 동작은 보다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됐다. 전쟁에 쓰이는 무기의 종류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역사스페셜'은 당시 조선 병사들이 익혔던 무기의 파괴력을 실험하고, 전투 시에 이용했던 원앙진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재연해 '무예도보통지'의 우수성을 확인한다.

1776년 임금의 자리에 오른 정조는 암살의 표적이 된다. 죄인으로 취급받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의 아들이었기에 궁궐을 장악한 정치 세력에게는 마뜩잖은 존재였다. 1785년, 정조는 호위부대 장용영을 설치한다. 자신의 신변 보호와 정국 안정, 나아가 왕권 확립이 목적이었다. 이후 탄생한 책이 '무예도보통지'다. 한국 무예서의 결정판인 이 책을 통해 장용영에서는 군사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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