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동천동 한 네거리에 회전 교차로 설치를 두고 이를 반대하는 인근 건물 주인들과 북구청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건물주들은 좁은 네거리에 회전 교차로가 생기면 갓길 주차가 힘들어 상권이 죽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구청은 교통사고 다발지역에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북구 동천동 주민센터 2층. 동천동 주민들과 인근 건물주인, 구청 관계자와 경찰 등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회전교차로 설치를 위한 주민 설명회가 열렸다.
올해만 벌써 같은 내용의 설명회가 다섯 차례나 열렸지만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건물주 10여 명이 회전 교차로가 생기면 길가에 주차를 할 수 없어 손님들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결사반대하고 나선 탓이다.
5층 건물 주인 남모(59'여) 씨는 "20억원 넘게 투자해 길 모퉁이에 건물을 지은 것은 주변 주차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는데 갑작스레 회전 교차로가 생기면 손님들이 줄고 세입자들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회전 교차로 설치를 2년 정도 미루거나 아예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구청은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곳은 행정안전부에서 2004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최근에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이곳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23건. 이 중 절반 이상인 17건이 사람이 다친 사고였다. 왕복 4차로지만 교차로에 황색 점멸신호등만 설치돼 있어 차량 접촉사고는 물론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구청은 국비와 시비 3억6천만원을 들여 올해 11월까지 동천동 동천워터피아와 동천동 삼성디지털프라자 교차로에 회전 교차로 2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건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8월 1일부터 시작된 공사는 한 달여 만에 완전 중지된 상태다.
북구청 관계자는 "회전 교차로를 설치하면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다가 부딪히는 지점이 32개에서 8개로 줄어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 주변 차로에 유턴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이곳에서 불법 유턴도 많이 이뤄졌는데 회전 교차로가 생기면 자동 유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청은 늦어도 14일부터는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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