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해외인턴십 학생들의 대모 캐씨 김

이국땅 취업 후배들 '비상연락망' …엄마같은 후견인 자임

영남대 해외인턴생들의 대모 캐씨 김 씨가 10일 모교인 영남대 캠퍼스를 찾았다. 김 씨는 후배들에게 드넓은 세상을 향해 해외인턴십에 도전하라고 권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해외인턴생들의 대모 캐씨 김 씨가 10일 모교인 영남대 캠퍼스를 찾았다. 김 씨는 후배들에게 드넓은 세상을 향해 해외인턴십에 도전하라고 권했다. 영남대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실 겁났어요. 하지만 10개월이 된 지금 LA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답니다. 이 모든 게 엄마처럼 정성을 다해 저희를 챙겨주시는 캐씨 선배님 덕분이에요."

지난 2월 영남대 섬유패션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 LA의 청바지 제조업체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백원정(25) 씨. 그는 최근 아버지에게 모교 선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잔뜩 담은 안부편지를 썼다. 백 씨가 고마움을 전한 이는 LA에서 해외인턴십을 하는 영남대 학생들에게 '대모'(代母)로 불리는 재미교포 캐씨 김(Kathy Kim·53) 씨다. 영남대 가정학과 77학번 출신으로 1984년부터 LA에서 살고 있는 그는 올해 초 지인의 소개로 백원정 씨를 만난 뒤 해외인턴십 중인 13명의 영남대 학생들에게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캐씨 김은 비상연락망을 짜놓고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면 열 일 제쳐 두고 달려가고, 직장에서의 예절과 직업윤리, 영어 등을 가르칠 때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늘 영남대를 대표해 미국에 파견된 대사(ambassador)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후배들이 잘해야 영남대 학생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취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죠."

그는 지난 4월부터 영남대 글로벌인턴십프로그램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영남대 학생들을 인턴으로 받기를 희망하는 현지 업체들을 조사해 후배들이 보다 나은 조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이달 10일에는 직접 모교를 방문했다. 올해 초 인턴으로 파견된 학생들 가운데 3명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하고, 내년에 파견될 학생들도 미리 만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도 요즘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우리 후배들이 정식으로 채용된 것이 정말 기쁘다"는 그는 "내년에 미국에서 열리는 영남대 미주총동창회연합회 정기총회에서 LA 이외 지역의 동문기업체들도 모교 후배들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동참하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남대가 글로벌인턴십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해외기업은 미국 내 어패럴업계에서 손꼽히는 'Active'를 비롯해 삼성그룹 계열사인 'Samsung Caravel', 유통전문업체인 'Hanmam Chain U.S.A.,Inc' 등 LA에 있는 5개 업체와 아진산업㈜, ㈜새해성, 서한오토USA 등 미국 앨라배마 주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업체 3곳, 그리고 경상북도 주관 해외자문위원 연계기업 등이다. 영남대생은 올해 1·2학기를 합쳐 총 52명이 미국 현지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영남대는 해외인턴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는 저학년 대상 '글로벌인턴십준비반'(가칭)도 개설할 계획이다.

캐씨 김 씨는 "해외인턴십은 학점을 취득하면서 월급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전 정신과 자립심을 키우고 외국어 실력까지 기를 수 있는 기회다"며 "세계 곳곳에서 동문 선배들이 든든한 후견인이 될 테니 걱정 말고 도전하라"고 권유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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