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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추태로 나라 망신시키는 외교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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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러시아 주재 이르쿠츠크 총영사가 의료관광사업 설명회 만찬장에서 술에 만취해 추태를 벌였다. 이 외교관은 목소리를 높여 반말로 횡설수설하는가 하면 여교수의 손등에 입술을 비비는 듯한 행동도 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한 이 행사장에는 러시아 보건복지부 차관이 와 있었다.

지난 7일에는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이 베를린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차로 이동하다 차량 4대를 파손시키는 사고를 저질렀다. 독일의 한 신문은 이 외교관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는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하며 외교관들의 교통법규 위반 통계에서 한국 외교관들이 상위 10위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국위를 빛내야 할 외교관들이 잇단 추태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이임하는 주코트디부아르 대사가 국제 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국내로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올 초에는 중국 상하이 주재 총영사관 직원들이 중국 여성과의 스캔들에 휘말려 물의를 빚었다. 외교통상부는 '상하이 스캔들' 직후인 지난 3월, 복무 기강 확립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근무 자세 점검, 비위 행위자 처벌 강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후에도 외교관들의 일탈이 그치지 않아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외교통상부는 지난해 유명환 전 장관의 딸 특채 파문 때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으며 재외국민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일들이 한 번씩 불거져 불신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국정감사에서 외교관 10명 중 4명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자료가 나와 자질론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면책 특권을 누리는 외교관들이 엘리트 의식과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정작 요구되는 공복 의식과 외교적 자질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외교관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고 공직자로서 자세를 가다듬도록 하는 엄격한 기준을 마련, 이를 수시로 점검해 미치지 못할 경우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타 부처에서 파견되는 해외 주재원들의 복무 규율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 이들에 대한 복무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관들이 해이한 복무 자세로 국가 이미지를 해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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