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터키강진 구조 본격화..사망자 200명 넘어

터키강진 구조 본격화..사망자 200명 넘어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터키 동남부를 강타한 지 하루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수색·구조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이드리스 나임 사힌 터키 내무장관은 에르지쉬 군(郡)에서 117명, 반시(市)에서 100명이 각각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부상자는 1천9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행방불명자도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거리는 '아비규환'..통신.전기 두절= 전국에서 동원된 구조대가 수색·구조활동을 진행하면서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터키 당국은 사망자만 500~1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특히 학생들이 있던 학교 기숙사와 아파트 등 건물 55채가 붕괴된 에르지쉬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터키 당국은 밝혔다.

23일 밤 피해지역 주민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데다 여진에 따른 건물붕괴가 우려되자 대부분 집 밖으로 나오면서 거리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공포에 질린 채 소리를 지르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일부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에 사는 가족, 친지들의 안녕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휴대전화를 걸었지만 통신망이 파손되면서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굴러야했다.

베키르 카야 반시 시장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며 "통신서비스가 붕괴돼 서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적십자사인 적신월사는 주민들의 임시 대피처를 마련코자 에르지쉬의 경기장에 텐트 수백개를 설치했다. 주민들은 경기장내 텐트에서 밤을 보내거나 근처 지진 피해가 덜한 마을의 친척집에 몸을 피했다.

또 반시는 일부 대학에 잠정 휴교조치를 내리고 학생 4천여명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이런 가운데 지진 발생 직후 반시 교도소 수감자 200명이 탈옥했으며, 이 중 50명은 재수감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 수색작업 악전고투 = 23~24일에 걸쳐 철야로 진행된 생존자 및 시신 수색작업은 추위와 지진에 따른 정전 사태 등으로 최악의 조건속에 진행됐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터키 38개 도시에서 차출된 수색·구조요원 1천275명과 구급차 145대가 피해 현장으로 급파됐으며, 병력 6개 대대, 헬기 6대, C-130 군 화물 수송기 등도 구조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원들은 이동식 발전기와 투광기(投光機)를 활용, 야간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일부 피해지역 주변 도로가 파괴되는 바람에 구조 인력 투입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악전고투 속에서도 24일 새벽 한 건물에 매몰돼 있던 주민 24명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터키 민영 도간 통신을 통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반 시를 급히 방문, 구조작업을 독려한 뒤 앙카라로 돌아가 비상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아울러 이번 지진의 파장은 진앙과 가까운 이란 북서부 지역에서도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때문에 이란 측 접경 지역 주요 도시 거주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이란 매체들이 보도했다.

◇ 국제사회 지원의사 표명..터키 "일단 우리 힘으로 대처하겠다"=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미국, 러시아, 독일, 그리스 등 각국 정부는 터키에 위로의 뜻을 표하고 구조인력 파견과 구호물자 제공 등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자체적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아직까지는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각국에 지원 준비를 독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단층 지대에 있는 터키에서는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99년 터키 북서부 인구밀집 지역에서 발생한 두 차례 강진으로 2만여 명이 사망했을 당시 지진 규모는 이번을 능가하는 7.6으로 관측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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