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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사항 노트 필기 등… '박근혜 정치' 진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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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을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작은 회색 노트 한 권을 나 후보에게 건넸다. 5장에 빼곡히 적힌 것은 박 전 대표가 서울 지원유세 중 시민들로부터 청취한 민원사항이었다. 개인택시 취득 자격요건 문제, 출퇴근시간 버스전용차로 실용성 개선, 공공보육시설 확충, 맞벌이가정 육아, 교통정보센터 청사 독립, 소방대 노후 장비 교체 등의 제목 밑으로 누가 어디서 말했는지와 간략한 내용이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서울 곳곳을 누비며 "서울시정에 관한 이야기는 나 후보에게 잘 전하겠다"고 약속했던 박 전 대표는 이날 나 후보에게 "시민의 얘기를 들으면서 시정과 관계된 얘기는 꼭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꼭 당선돼 이 문제들도 잘 해결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승패를 떠나 박 전 대표가 이번 10'26 재보선에 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라진 '박근혜식 유세'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서민 수첩'은 전날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건넨 '지지 편지'와 묘한 대비를 이뤘지만 "손글씨의 낭만과 감동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안 교수의 편지는 컴퓨터로 작업해 프린터로 뽑은 A4용지 2장이었다.

박 전 대표가 이번 지원 유세를 통해 구태는 벗고 과거는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병풍처럼 세우거나 기마병처럼 이끌고 유세 현장을 찾던 구태 정치를 벗고, 경호원과 일부 친박계 의원만 대동한 '홀로 유세'에 나섰다. 친박계 한 인사는 "유세 현장에 따라나서는 친박 의원들에게 이번에는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며 "조직이 바람을 이긴다는 구태와의 결별"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거나 후보의 어깨띠를 매던 과거의 지원 유세는 정중히 거절한 것을 두고도 "후보가 더 돋보이고, 한나라당이 공천한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수첩에 적힌 것만 읽는다며 '수첩 공주'라는 별칭도 얻었지만 이번 '손글씨 수첩'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가 위력을 떨치는 시점에 오프라인 정치의 감동을 일궈냈다는 평가도 있다.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에게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 실현에 중요한 뿌리"라고 밝힌 것도 기존의 정치권을 부정하는 여론에 대해 좋은 과거는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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