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752, 753. 이정은 1~5는 뭐지?"
배상문, 김대현 등 다른 한국 프로골퍼들과 달리 김도훈이 언급될 때는 뒤에 숫자가 붙는다. 똑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들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이 숫자는 뭘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번호, 정회원 가입 번호다. 군대에 빨리 가면 군번이 빠르듯이 번호가 빠를수록 회원 가입, 프로 취득일이 빠르다고 보면 된다.
보통 동명이인이라도 번호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김도훈은 공교롭게도 두 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회원 가입돼 바로 앞뒤로 붙어 있다. 입문 날짜가 2007년 1월 26일로 똑같아 회원 번호가 대구 출신 김도훈(22)은 752번, 부산 출신의 김도훈은 753번이다. 특히 이 둘은 같은 영남 출신에 한글 이름은 물론 한자(金度勳), 나이(22)까지 똑같아 더욱 헷갈린다.
또 둘 다 실력도 출중해 대회 때 리더 보드 상위권에 함께 이름을 올려 혼선을 주는 경우가 적잖다. 이 두 명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땄고, 김도훈 752는 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함께 해외에 나갈 경우 골프백이 바뀌거나 항공권 착각 해프닝 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남자의 경우 김도훈 외에도 황재민 471, 859번, 김영수 229, 912번, 김형태 404, 837번도 있는데 회원 번호 차이가 많이 나서 혼선을 주는 경우는 크게 없다. 현재 남자 정회원의 경우 번호가 1,000번을 넘어섰고, 회원 번호가 가장 빠른 생존자는 한장상(73) KPGA 고문으로, 회원 번호 6번(1968년)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의 여자 선수들은 회원 번호 대신 이름 뒤에 입회 순서에 따라 일련번호나 A, B 등 알파벳을 붙여 구분한다. 동명이인 선수로는 이정은, 김자영, 김지현, 고아라, 권민경, 김도연, 김도희 등이 있는데 압권은 이정은이다. 이정은은 정회원만 5명이어서 1~5번까지의 번호를 붙여 구분하고, 준회원도 2명이나 돼 알파벳으로 표기한다.
김병묵 한국골프학회 이사는 "한국인 최초 프로골퍼인 고 연덕춘을 중심으로 한 12명이 창립 회원으로 나서 1968년 한국프로골프협회를 발족했다"며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정회원 선수가 5명이나 되다 보니 이정은은 '골프를 할 복 있는 이름' '골프 잘 치는 이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