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당신의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당신의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남겨주고 함께해야 하는 것들/한스 라트'에드가 라이 지음/배인섭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 시간이 지나면 함께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자란다.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때 필요한 지혜는 무엇일까. 의외로 많은 이들은 어려울 때마다 위로받고 힘이 되는 것으로 유년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꼽는다.

이 책은 유명작가이자 아빠인 저자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함께해야 할 70여 가지의 경험들을 담고 있다. 빈둥거리며 시간 보내는 과정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을 알려 준다. 누군가를 같이 흉보며 수다를 떠는 것은 부정적 감정의 열기를 식혀주고, 자기를 표현하는 것을 지지해주기 위해 멋 부리는 것도 도와줄 필요가 있다. 둘만의 암호를 만들어 비밀을 공유하고, 철학적인 여행을 위해 바다를 보여준다. 땀투성이, 흙투성이로 뛰어보게도 하고 사랑에 대해서 말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어려도 똑같이 설레고 똑같이 아프기 때문이다. 절망에 정직하게 마주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어른들의 불안을 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엄격하고 고급스러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클래식을 듣는 것도 좋다. 놀려주고, 놀림당하는 과정은 내면의 상처에 진지하게 다가설 수 있게 도와준다. 어쩌면 불필요한 경험이란 없는지도 모른다.

사실 부모도 여전히 아이일 뿐이다. 어른은 완성된 인격체가 아니고,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책은 미래만 보던 눈길을 거꾸로 돌리는 과거로의 여행이다. 내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을 아이들과 해봄으로써 내 속의 아이가 위로받을지도 모른다. 부모로서의 삶은 의외로 많은 기회를 주기도 한다. 324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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