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일요시네마 '야성의 엘자' 20일 오후 2시 30분

어느 날 케냐의 빨래터에서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 빨래하던 여인을 덮쳐 죽인 후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프리카 케냐국립공원의 야생동물 관리국장인 조지 애덤슨은 사람들과 함께 이 식인사자를 없애러 나섰다가 사자를 사살한 뒤 새끼 사자 세 마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사자새끼들은 우유도 먹지 못하고 굶주려 있는 상태. 애덤슨 부부는 손가락에 우유를 묻혀 먹이는 방법으로 고아가 된 새끼 사자들을 살려낸다. 조지의 아내 조이는 '엘자'라고 불리는 막내 사자와 정이 든다. 하지만 새끼 사자들이 성장해서 맹수 특유의 야성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 없게 되자, 엘자를 제외한 두 마리는 동물원에 보낸다. 애덤슨 부부는 엘자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휴가도 보내며 가족처럼 지내지만 발정기가 찾아온 엘자를 계속 집에서 키우는 건 무리였다.

조이는 엘자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남편과 함께 엘자를 훈련시키기 시작한다. 하지만 엘자는 지금껏 먹이를 자기 힘으로 한 번도 구해본 적이 없고 애완동물처럼 사람의 손에 길들여진 상태다. 사냥은커녕 새끼 멧돼지 한 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쫓겨 다니는가 하면, 다른 사자들에게 공격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덤슨 부부는 손쉽게 동물원을 선택하지 않았고 끝까지 엘자에게 기회를 주며 야생의 길을 터주려고 노력하는데….

야생생물 보호의 선구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연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인 조이 애덤슨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그녀는 1910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스물여섯 살 때 케냐로 건너가 1980년에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 머무르며 야생동물들을 위해 헌신했다. 애덤슨 부부는 엘자를 3년여에 걸쳐 키웠는데, 다른 새끼들보다 몸이 약해서 먹이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엘자가 야생에서 성장했다면 아마 일찍 죽었을 것이다. 이들은 엘자를 키우는 동안 결코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했다. 언젠가 야생으로 돌아가 살게 될지도 모르는 엘자를 위해 야생동물의 본성을 억누르지 않았던 것. 천신만고 끝에 야생의 세계에 적응하는 데 성공한 엘자는 수컷 사자와 만나 가족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새끼 사자들을 낳아 가족과 함께 이들 부부를 찾아오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엘자를 위해 헌신하는 애덤슨 부부의 모습은 사랑이야말로 모든 생명을 하나로 이어주는 공통의 언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러닝타임 95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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