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이 새로 만든 인도에 보행자들의 통행을 가로막는 가로수를 심어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일 오후 대구 중구 대봉동 명륜로. 한 주부가 좁은 인도에서 가로수를 피해 유모차를 끌고 있었다. 건물에 바짝 붙여 간신히 통과했다. 뒤따르던 남성 3명은 가로수 옆을 지날 때 나란히 게걸음으로 피해갔다. 아예 차도로 내려 지나가는 행인들도 많았다.
이곳은 대구 중구청이 20억원을 투입해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 중인 대봉네거리~봉산육거리 1천380m 구간 중 명륜로 440m 구간이다. 이곳은 인도 폭이 2m 남짓하지만 가로수를 심는 바람에 보행자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은 "공사 전보다 통행이 더 불편하다"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주민 김사옥(56'여) 씨는 "가로수 때문에 인도가 무용지물이 됐다. 왜 공사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던 이곳에 인도를 새로 조성하고 가로수 160여 그루를 심는데 1억원을 들였다. 주민 김병천(48) 씨는 "폭이 2m밖에 안 되는 좁은 인도 위에 1.2m쯤 차지하는 가로수를 심는 바람에 걷기가 힘들다. 도대체 현장에 와보고 이런 공사 계획을 세웠는지 의심스럽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인도 폭에 따라 가로수 자리의 폭을 제한하는 기준 자체가 없고, 가로수 크기에 맞춰 자리를 확보하다 보니 인도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통행에 방해가 되는 일부 가로수를 최대한 도로 쪽으로 옮겨 심고, 가로수를 받치고 있는 지지목 중 인도 쪽으로 뻗은 경우도 도로 쪽으로 옮기는 등 통행 불편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해명했다.
백경열'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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