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푸른 독도의 역사를 이어가자

'마음의 꿈을 모아 땀을 다듬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무 심는다. 거센 바람 불어도 굳게 자라거라 언젠가는 홀로 섬에 푸른 날 오겠지.'

이 가사는 바위섬 독도를 늘 푸른 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푸른독도가꾸기모임'이 1989년 4월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 동안 독도에 나무를 심었던 것을 기리기 위해 작곡가 한돌 씨가 지은 노래다.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는 독도를 제 몸처럼 사랑했던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푸른 나무 옷을 입힌 것이다.

독도의 조림역사는 1996년 환경생태계 교란 등의 이유 때문에 관계기관이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외래종 유입반대로 관련 사업에 대한 입도 불허 전까지 시민단체 주도하에 23년간 14회에 걸쳐 해송, 동백, 후박나무 등 1만2천339본을 심었다고 한다. 1973년 울릉애향회의 해송(곰솔) 50본 조림을 효시로 이후 울릉도산악회, 해양경찰대, 울릉군, 푸른독도가꾸기모임 등이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으로 식목행사를 이어왔다.

특히 1988년 결성된 푸른독도가꾸기모임(초대회장 이덕영)은 1989년부터 독도 조림 5개년 계획(1989~1993)을 수립하고, 해송 등 묘목 1천780여 그루를 심기 위해 흙과 묘목 등 40㎏이 넘는 짐을 지고 경사 70도가 넘는 바위 절벽을 오르내리며 작업을 벌였다. 오늘날 독도 생태계는 이러한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만큼의 건강한 생태섬으로 완성시켰다. 정부와 학계가 생각지도 못할 때 이들 단체는 독도 식생 복원을 시작하였으며, 이 실험을 통해 어떠한 지역에 어떤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푸른독도가꾸기 사업은 독도 영유권 강화 차원에서 중단되었던 독도 산림생태계 복원을 위해 2008년부터 경상북도 독도수호대책본부가 주도하면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고 있다.

경상북도는 조류의 종자 산포에 의하여 자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도 동도 천장굴 주변 수령 100년 이상 된 사철나무를 2008년 7월 31일자로 경상북도 보호수로 지정하고, 9월 4일에는 관계 전문가와 함께 푸른독도가꾸기를 위한 심포지엄을 울릉군청에서 개최하면서 푸른독도가꾸기의 재점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9년 7월에는 식물생태 기초조사를 위한 '푸른독도가꾸기 연구용역'을 실시해 기후, 토양, 바람 등 임목 성장에 방해가 되는 여건을 극복하고 자연적'인위적으로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기 위해 수종, 양묘, 조림 및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해 기초연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도에 독도 산림 생태 복원을 위한 국가 예산을 역사상 처음 산림청으로부터 확보했다. 범정부 차원에서도 독도영토관리대책단 회의에서 풍화작용에 의한 지형변화로 파괴된 서식지를 복원하고 독도 고유 생육수종의 선발'증식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5월 26일에는 독도에 심을 나무에 대한 육묘장 착공식도 울릉도에서 가졌다. 앞으로 5년간(2010~2014년)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울릉군 고유 생육수종(사철, 보리밥, 섬괴불나무 등)을 별도 마련된 육묘장(5천㎡)에 삽목, 채종 등 방법으로 키운 뒤 2014년까지 독도경비대 주변 등 3개 지구(820㎡)에 증식. 복원사업을 완료하고 사후관리 및 모니터링을 통한 장기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독도의 열악한 자연환경을 고려할 때 독도 생태계 복원을 위한 푸른독도가꾸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애국심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식재기술을 겸비한 전문 부서가 주관이 된 식재 기술의 개발과 예산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상북도는 산림청과 공동으로 '울릉도'독도 자생식물보전 증식원'과 '국립 울릉도'독도 천연수목원'을 울릉도에 설립해 나가는 등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푸른독도가꾸기 사업을 벌임으로써 독도의 산림생태주권 확보와 울릉도의 생물종 보존에도 만전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또 독도와 같은 섬 지역에 잘 자라는 무궁화 품종을 새로 개발해 '독도'(Dokdo)라는 이름을 부여해 매년 식목일 행사를 독도에서 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남일/경상북도 독도수호대책본부장'환경해양산림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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