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캠프 캐럴 고엽제 매몰 의혹

왜관 캠프 캐럴 미군기지 내 고엽제 매몰 의혹을 조사해 온 한미 공동조사단이 29일 최종 조사 결과 발표에서 "고엽제 드럼통이나 관련 성분이 발견되지 않아 고엽제 매립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7개월 동안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고엽제 파동은 공동조사단의 노력에도 그 진실과 전말을 끝내 밝혀내지 못한 채 유야무야됐다.

고엽제 파동은 지난 5월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캠프 캐럴 기지 내 고엽제가 든 드럼통 매몰 작업에 참여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의하면 이는 한마디로 하우스 씨의 '착오'라는 것이다. 기지 내 86개 지점의 토양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엽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고, 과거 근무자 172명의 인터뷰와 각종 기록을 조사해 보니 기지 내에 매립된 것은 살충제'제초제 등 화학물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단이 제시한 관련 수치와 증언, 기록에도 불구하고 고엽제 매몰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들과 환경단체 모두 조사 신뢰성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관련 인터뷰 내용이나 기록도 공개하지 않고 몇몇 샘플 조사에서 얻은 결과를 믿으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는 것이다. 당초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발굴 조사를 주장해 온 것도 부실한 조사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가 불러온 허울뿐인 한미 공동조사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조사단을 새로 구성해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군 당국은 의혹을 모두 해소하는 차원에서 재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기록들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엽제 파동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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